삼성, 파운드리 300조 신규 투자…"TSMC 잡는다"

정재홍 기자

입력 2023-03-15 19:06   수정 2023-03-1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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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수백조 원대 투자계획이 여럿 등장했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시죠.

    <기자>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6대 첨단산업에 기업들이 550조 원을 투자하고 정부는 지원한다는 것이 큰 틀입니다.

    정부가 전국에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를 새롭게 조성하는데, 2026년까지 앞으로 4년동안 총 550조 원의 기업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6대 첨단산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차, 로봇입니다.

    15개 산업단지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삼성전자의 710만㎡ 규모의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입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2042년까지 앞으로 20년 동안 300조 원을 투입해 메모리가 아닌 비메모리 즉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첨단 생산공장을 5개 더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550조 원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 투자금액으로 구분한 금액은 340조 원입니다.

    여기에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가 5년 동안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450조 원(국내투자 360조 원) 중 상당부분 포함돼 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 4공장이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한 단계고요.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도 얼마 전에 지어져 라인내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최신 반도체 팹 하나를 짓는데 30조~40조 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투자계획에서 가장 새로운 것은 삼성이 20년간 300조 원을 투입해 짓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SK하이닉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진행하고 있잖아요. 삼성전자의 투자는 그것과는 별도로 집행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입니다.

    지리적으로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원삼면, 삼성전자는 용인시 남사읍 일대입니다. 가까운 거리지만 별개 구역입니다. 규모로 보면 삼성 클러스터가 SK하이닉스가 들어서는 단지(415만㎡) 보다 더 큰(710만㎡) 규모입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에선 기흥과 화성,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가동을 시작한 평택에도 아직 공장을 2곳이나(5·6라인) 더 지을 부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용인에 5개의 제조시설을 앞으로 20년 동안 새롭게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 건데요.

    기술력에선 지난해 GAA 공정으로 대만 TSMC 보다 앞서 3나노 공정을 선보였는데, 생산능력 차이로 시장점유율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 최근 시장조사기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TSMC의 시장점유율은 58.5%, 삼성전자는 15.8% 입니다. 두 기업간 점유율 격차가 직전분기 40.6%p에서 42.7%p로 오히려 더 벌어졌습니다.

    같은기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더 높아졌는데 TSMC의 점유율이 삼성 보다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통상 경쟁사를 언급하지 않는 삼성전자는 오늘 30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건설 중인 미국 테일러 신공장까지 감안해도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용인 클러스터 파운드리 공장이 가동되면 TSMC와의 경쟁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미래 먹거리인 시스템반도체 투자 소식은 반갑지만 당장 반도체 산업 생존이 걸린 메모리 업황 부진이 심각합니다. 오늘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는데 동학개미들이 송곳 질문을 했겠습니다.

    <기자> 오늘 오전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기임원 복귀 안건이 빠지면서 한종희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 주요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됐습니다.

    문제는 실적인데요. 당장 반도체 부문 연간 적자가 예상되는 등 경영상황이 최악이고 주가도 5만 원선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오늘 주총에는 약 600명 정도의 소액주주들이 참석해 '메모리 반도체 회복 전략이 무엇이냐', '삼성전자의 대책이 무엇이냐' 등 날선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시장 불확실성에도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CPU출시, 메타버스, AI 등으로 메모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밖에 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에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꽤 나왔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에 대한 당장의 뾰족한 해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삼성은 파운드리에 300조원이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TSMC를 잡고 1위를 차지하겠다는 정면 승부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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