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크레디트스위스 "중앙은행서 최대 70조원 대출"

입력 2023-03-1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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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충격 여파에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최대 70조원의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며 위기 진화에 나섰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날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SNB)으로부터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3천억원)을 대출받아 유동성을 강화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대 30억 스위스프랑(약 4조2천억원) 규모의 선순위 채무증권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추가적 유동성은 크레디트스위스의 핵심 사업과 고객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SVB 붕괴 이후 세계 은행권과 금융시장에서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전날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장중 전장 대비 30.8%까지 빠졌다가 스위스 당국의 유동성 지원 방침 발표 이후 24.24%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전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작년 회계 내부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으며, 고객 자금 유출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립은행이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이 확산했다.
 
이에 스위스 국립은행과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성명을 내고 "크레디트스위스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에 부과된 자본·유동성 요건을 충족한다"면서 "필요한 경우 우리는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코로나19 확산 초반 각국 중앙은행이 은행권 전반에 유동성을 공급한 적이 있다면서도, 크레디트스위스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주요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이러한 자금 지원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스위스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장 안정을 위해 어떠한 조치를 내놓을지, 크레디트스위스와 엮인 각 금융기관의 자금 규모는 얼마나 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 SVB 붕괴로 미국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로,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의 여파로 16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결정에서도 0.5%포인트 인상 확률이 희박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ECB가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2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경쟁기업인 UBS와 도이체방크 등에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빠져나온 자금들이 유입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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