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튄 '코코본드'…글로벌 자금시장 또 막히나

김종학 기자

입력 2023-03-21 19:06   수정 2023-03-21 19:45

    채권 거물들도 잇따라 손실
    <앵커>
    스위스 최대은행 UBS가 크레디트 스위스(CS)를 인수하면서 금융시장은 한 고비를 넘겼지만, 채권시장에는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습니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이번 매각에 앞서 24조원 규모의 코코본드(AT1 채권)을 전액 T상각했는데, 비슷한 형태의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문제가 된 코코본드는 금융회사의 자기자본을 강화하기 위해 발행된 일종의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또 다른 자금경색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UBS에 인수된 다음 날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코코본드로 불리는 AT1(Additional Tier 1) 채권 가격이 일제히 폭락했습니다.

    간밤 영국 증권시장에서 AT1 채권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은 한때 15% 넘게 급락했고, 신흥국 채권과 투기등급 채권을 담은 펀드 가격도 덩달아 하락했습니다.

    '코코본드(CoCo;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회사가 위기 상황에 빠지면 주식으로 강제 전환하거나 아예 상환하지 않는 조건을 붙여 자기자본 보강에 쓰인 후순위 채권으로 신종자본증권으로도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스위스 당국이 매각을 결정하면서 크레디트 스위스가 발행한 AT1 채권 24조원(170억스위스프랑)을 전액 손실처리(상각)하면서, 같은 구조의 후순위 채권들이 시장에서 헐값에 처분되고 있는 겁니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투자했던 세계 최대 채권 투자회사인 핌코(4,500억원)와 블랙록(1,480억원), 인베스코(4,850억원) 등이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떠안게 됐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제프리스의 수석 금융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상환 AT1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자본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은행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시장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박상현 /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저희가 우려하 것은 '카운터파트 리스크' 즉, 상대방에 대한 신용에 대한 부분 자체를 담보하지 못하면서 돈을 안 빌려주려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거든요. '이제 누구도 못 믿는다'라는 심리가 확산된다 하면 당연히 이머징쪽에서는 달러 자금 경색이 심화될 수 밖에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발행한 코코본드는 약 25조원 규모에 달하고, 보험사들은 올해 4조원 규모 만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리급등으로 흥국생명이 본래 만기가 없는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사례가 재연될 위험도 남아 있는 겁니다.


    미국과 유럽발 은행권 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금융업권과 금융당국도 국내 기관 투자 현황과 함께 건설사와 증권사를 포함한 유동성 점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이번 사태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건설사와 증권사 등 국내 부동산 PF 부실 위험 차단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미국의 정책금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전세계 금융시장을 흔든 대형 투자은행의 부실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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