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3월 FOMC…'폭풍전야' 국내증시 [증시프리즘]

박찬휘 기자

입력 2023-03-21 19:24   수정 2023-03-21 19:49

    식을 줄 모르는 로봇주 열기
    애플페이, 국내 시장 영향력 '글쎄'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 보합권에서 마감했습니다.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숨죽인 모습이었습니다.

    오늘부터 이틀간 열리는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커졌기 때문인데요.

    결과에 대한 시장의 예측 역시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40%에 달했는데, 하루 새 25bp 인상 쪽으로 기울면서 25bp 인상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중소은행들의 파산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은행이 186개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며 1.1원 소폭 상승한데 그쳤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FOMC 결과를 앞두고 지루한 장세를 보였습니다.

    <기자>

    네. 양 시장이 상승세로 마감했지만, 이는 매수세가 집중된 일부 업종에 따른 겁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경계심 속에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유가증권시장은 숨고르기 장세 속에 거래량이 제한적이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천억 원 가량 던진 물량을 개인이 모두 받아냈습니다.

    오늘 매매동향만 보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했지만,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과 비교해보면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특히 코스닥 지수에서는 하락한 종목이 1천 개에 달할 정도로 전체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앵커>

    종목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오늘 일부 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됐다고 했는데, 어떤 종목들이 있었나요?

    <기자>

    정부 정책 수혜 기대감에 올 들어 로봇주가 새로운 테마주로 떠올랐는데요.

    여기에 오늘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로봇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플랫폼 구축에 들어갔다고 밝히자 관련주들은 또 한번 강세를 보였습니다.

    삼성전자의 선택을 받으며 로봇 업종 대장주로 자리매김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필두로 로봇주가 대체로 강세를 보였는데요.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올해에만 282%나 폭등했는데요.

    불과 약 80일 만에 시가총액이 4배나 불어나며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진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9위 펄어비스, 10위 에스엠과 2천억 원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

    이 밖에 매수세가 집중된 업종으로는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 수입을 허가했다는 소식에 게임주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반대로 기대와 달리 부진했던 기업들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수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고대하던 애플페이가 마침내 국내에 상륙했는데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오래된 투자문구가 현실화 되면서 관련주들은 오늘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NFC(근접무선통신) 기술 기반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인크코리아가 11% 급락했고, 카드결제 단말기 위탁관리업체인 한국정보통신과 성우전자, NFC 유심칩을 제조하는 이루온, 애플 공인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는 위니아에이드 등도 일제히 내렸습니다.


    이들 기업 모두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하는데 있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 때문에 수혜주로 꼽힙니다.

    <앵커>

    이 기업들은 애플페이가 상용화 됐지만 오히려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겁니다.

    증권업계는 국내 간편 결제 시장을 네이버, 카카오가 이미 선점하고 있는 것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간편 결제 서비스'는 서비스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고객 이탈률이 낮은 사업군에 속하기 때문에 애플페이가 도입돼도 기존 사업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애플페이는 앞서 중국과 일본에 선도입됐지만 성과는 비교적 저조했는데요.

    중국에서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알리페이(Alipay), 위챗페이(Wechat pay)에 밀렸고, 아이폰 사용자가 60%에 달하는 일본에서도 페이페이(Paypay) 등에 밀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70%가 넘는 갤럭시의 삼성페이 시장 점유율이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에 밀려 2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국내 아이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않는 이상 기존 고객이 이탈할 요인은 작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애플페이 상용화를 재료 소멸로 받아들이고 차익 실현에 나선 점도 하락 요인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오늘 낙폭이 가장 큰 하인크코리아는 애플페이 상용화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연초부터 전날까지 60% 가까이 급등했었고, 같은 기간 한국정보통신과 성우전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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