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관치의 시대…KT 주주는 없다 [앵커브리핑]

김민수 기자

입력 2023-03-23 19:24   수정 2023-03-24 15:03

    정치권과 국민연금의 압박에 밀려 연임을 포기한 구현모 대표에 이어, KT 차기 CEO 후보로 결정된 윤경림 사장도 보름 만에 결국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반대한 여당에, 국민연금의 압박 그리고 검찰 수사까지, 견디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규제 산업인 통신업의 특성상 주총을 통과해도 제대로 일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했을 겁니다.

    이제 KT는 31일 열리는 주총에서 차기 CEO를 뽑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KT, 단순한 통신사가 아닙니다. 재계 순위 12위에 계열사는 49개, 본사 임직원만 2만 명이 넘는 거대 그룹입니다. 이런 회사의 CEO 자리가 곧 공석입니다.

    여기서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민간기업인 KT에서 벌어진 일에 여당과 국민연금은 책임질 수 있습니까? 정작 KT의 주인인 주주들의 목소리는 없고, 이사회에서 뽑은 후보는 외부 입김에 연이어 낙마하고 있습니다.

    주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KT 주가는 두 달새 20%나 떨어졌고, KT 주식을 사라던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살 때가 아니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정작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들도 윤경림 후보에 찬성했습니다. 이들의 영향을 받는 외국인 주주들은 KT의 주식을 44%나 들고 있습니다. 이러니 코리아 디스카운트 얘기가 나옵니다.

    지난해 만났던 한 KT 고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렸던 KT 현재 분위기를 묻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부 쪽에서 압력이나 요청이 온 적이 없다.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줄 았았는데, 딱 그 때까지였나 봅니다.

    올해 주총 시즌을 시작으로 바야흐로 주주자본주의의 봄이 오는가 했는데, 서울 광화문 한복판 KT에서는 난데없는 新 관치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지켜보겠습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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