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가 8만원 돌파…시멘트株 탑승 안 늦었다

방서후 기자

입력 2023-03-27 19:04   수정 2023-03-2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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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C&E, 영업익 40% 증가 전망
    <앵커>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울상을 짓는 가운데 반대로 표정 관리에 들어간 곳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멘트 회사들인데요. 건설사들이 집을 적게 지어도 원자재 가격 상승 효과가 더 커, 높은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산업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지난 한 해 시장을 달궜던 원자잿값 폭등이 이제 시멘트 회사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확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호황기 벌어들인 돈을 반납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대로 시멘트 회사들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쌍용C&E를 비롯한 주요 시멘트 회사들의 매출은 평균 24%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6%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난 한 해 시멘트 생산량이 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시멘트 가격이 20% 이상 상승했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해 생산은 그대론데 가격 인상 효과가 더 컸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하지만 올해는 시멘트 생산을 감소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건설사들이 주택경기 침체를 우려한 나머지 분양 목표도 낮추고, 실제로 착공 면적도 줄고 있잖아요?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시멘트 회사들의 호실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시멘트 회사들의 상황이 10년 전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도 미분양 리스크로 건설사들의 이익은 감소했지만 시멘트 회사들은 가격 상승 효과를 그대로 누렸다는 건데요.

    실제로 2011년부터 유연탄 가격이 약 20% 오르면서 시멘트 가격을 20% 넘게 밀어올렸습니다.

    중국이 유연탄 순수입국을 선언하고 국가 차원에서 유연탄 수출을 금지한 영향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시멘트 출하량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회사들의 이익이 반등하기 시작했고요.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됩니다. 지난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연탄 가격이 1년 전보다 110% 급등하면서 시멘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많이 오른 유연탄 가격이 시멘트 가격에 제 때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를 냈던 것이고요.

    하지만 시멘트 가격이 1년 새 20% 이상 오르고 올해도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지난해 4분기에 이어 가격 인상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올해 시멘트 가격이 얼마나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에 그런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건가요?

    <기자>

    일단 시멘트값은 합의가와 시장가로 나뉩니다.

    보통 우리가 시멘트 가격이 올랐다는 말을 할 때 쓰는 가격은 합의가입니다.

    유연탄을 수입하는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가 합의해서 정하는 가격인데요.

    이 가격이 지난 2021년 7월 톤당 7만8,800원에서 2022년 2월 9만2,400원, 같은 해 11월에 10만5,4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합의가보다 낮습니다.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 그러는 건 아니고요.

    개발도상국이 아닌 이상 주택 공급과 SOC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소위 나라를 재건하는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시멘트 수요가 수년에 걸쳐 추세적으로 증가하긴 힘듭니다. 따라서 시장가가 합의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고요.

    중요한 건 이 시장가가 합의가를 얼마나 반영하느냐입니다.

    시장가가 바로 시멘트 회사들의 실적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이 시장가가 처음으로 톤당 8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난해보다 18% 이상 뛴 가격이고요.

    따라서 올해 시멘트 회사들의 시멘트 생산이 7~8% 감소함에 따라 매출도 한 자릿수 대 증가에 그치거나 매출이 떨어지는 곳도 있겠지만, 영업이익과 이익률은 지난해보다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시멘트 회사 중에서도 어떤 기업의 성장세를 특히 눈 여겨 볼 만 할까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국내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의 실적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3%, 영업이익은 무려 40.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회사인 만큼 거래처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시멘트 판매가격을 지난해 많이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지난해 2분기에 이미 톤당 7만원을 넘겼는데도 혼자 6만9천원대로 팔았고요.

    때문에 가격 인상 효과가 다른 곳보다 크게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변경된 배당정책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매 분기 주당 110원 현금배당을 주당 70원으로 바꾸면서 남은 금액 만큼을 자사주 매입과 소각으로 돌렸는데,

    이렇게 되면 매 분기 200억원 씩 회사 측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게 됩니다.

    이는 현재 회사의 주가가 대주주가 보기에 배당보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따라서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앵커>

    리스크 요인은 없습니까?

    <기자>

    역시 비용이겠죠.

    어쨌든 유연탄 가격이 오른다는 건 시멘트 업계의 비용 부담도 증가한단 뜻입니다.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제 때 반영시키지 못한다면 수익성을 깎아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유연탄 다음으로 시멘트 제조 원가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료 역시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가격 인상 효과를 제한할 만큼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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