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증상이 비슷한 코로나19와 독감, 두 질환은 화학반응을 통해서만 구분이 가능했다. 그러나 나노 물질을 이용해 전기적 변화로 이를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됐다.
미국화학학회(ACS)에 따르면 오스틴 텍사스대학 전기·컴퓨터공학 교수 데지 아킨완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26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개막해 30일까지 이어지는 ACS 2023 춘계회의에서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판독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한 결과를 발표했다.
아킨완데 교수는 "지난 겨울 초처럼 코로나19와 독감이 같이 유행할 때 두 가지 중 하나 또는 전부에 감염됐거나 아예 걸리지 않았는지 등을 동시에 판독할 수 있는 센서는 아주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평면 구조를 가진 초박막 나노물질인 그래핀을 활용했다.
주변의 전기 변화에 아주 민감해 원자 단위까지 포착할 수 그래핀은 박테리아든 바이러스든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극소량만으로도 감지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아킨완데 연구팀은 앞서 팔의 동맥 주변에 그래핀 기반 센서를 장착해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문신을 개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바이러스 감염 판독 센서에서는 그래핀이 특정 바이러스 단백질에 반응하도록 했다.
인체 면역시스템이 생성한 항체가 특정 병원균을 인지하고 달라붙어 중화하는 것에 착안, 코로나19나 독감 바이러스 항체를 그래핀에 연결했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시료가 닿으면 항체가 목표 단백질과 결합해 전류의 변화를 유발함으로써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판독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독감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다루는 데 필요한 안전시설을 갖추지 못해 바이러스 완전체 대신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감염 센서가 바이러스 단백질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호흡 과정에서 나오는 극소량만으로도 판독할 수 있으며, 감염 여부도 약 10초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코로나19와 독감 시약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30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현재 감지할 수 있는 바이러스 종류를 확대하는 등 성능 개선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ACS 홈페이지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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