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1주일 남았는데 벚꽃은 만개"...지자체들 울상

입력 2023-03-3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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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야 4월 초순에나 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미 활짝 피어버려 난감하네요. 4년 만에 준비한 벚꽃축제인데 정작 축제 때는 꽃이 다 지면 어쩌죠."

지난해보다 이른 봄꽃 개화에 수도권 지자체 축제 담당자들이 이처럼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금 일정을 조정하자니 행사 관련 계약이 모두 끝난 데다 행사장 사용 날짜를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다음 달 7일부터 9일까지 수원 옛 경기도청 청사 일원에서 '경기도청 봄꽃축제'를 연다.

수원시 팔달산 자락의 경기도청사 주변은 1967년 청사 건립 당시 심은 왕벚나무 200여 그루가 있는 벚꽃 명소로, 1987년부터 매년 도청 주최로 축제를 해왔다.

봄꽃축제는 매년 20만명 이상이 찾는 경기도 대표축제 중 하나로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4년 만에 열리는 행사여서 축제 기간 공연과 반려동물 입양문화 전시회까지 마련했다.

도는 조기 개화에 따라 축제 일정을 1주 앞당기려 했으나 이번 주말과 휴일 '경기기회마켓' 행사가 같은 장소에서 예정돼 불가피하게 당초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부천에서는 다음 달 1~2일 원미산 진달래축제, 8~9일 도당산 벚꽃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도당산도 벚꽃이 이미 40~50% 개화해 이번 주말 만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초 계획된 축제 일정을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 달 8~9일 예정된 의정부 호원 벚꽃축제는 프로그램 중 벚꽃카페존과 벚꽃힐링존 2개를 1주 앞당겨 1일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벚꽃이 일찍 피는 바람에 시민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이번 주말부터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행사 일부를 조정한 것이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지난해 경기지역 벚꽃이 평균 4월 11일께 개화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3~10일 빨라져 이달 말 부천과 안성을 시작으로 4월 초 양평과 여주에서 개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길용규 도산림환경연구소 나무연구팀장은 "같은 수종, 같은 지역이라도 토양, 고도, 햇빛, 수분 등의 조건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달라지고 최근 들어서는 기후변화나 미(微)기후 영향도 받는다"며 "축제를 떠나 모처럼 돌아온 일상회복의 여유를 우리 주변에 핀 봄꽃에서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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