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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116만 배럴 자발적 감산 결정...유가·美-사우디 관계 전망은?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3-04-04 08:36   수정 2023-04-04 08:36

    [월가 인사이드]
    OPEC+, 116만 배럴 자발적 감산 결정
    유가·美-사우디 관계 전망은?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어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결정이 있습니다. 바로 주요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 결정인데요. OPEC+. 원래 예정된 장관급 감시 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하루 166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습니다.

    OPEC+의 감산 결정은 오늘 장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는데요. 어제 아시아 시장 개장 직후 WTI 선물은 8% 넘게 급등하며 배럴당 80달러를 넘기기도 했죠. 간밤에는 6% 오르며, 80달러 선에서 움직였습니다. OPEC+의 이번 감산.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오늘은 OPEC+의 감산 배경과 함께 이번 결정이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그리고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구체적인 감산 결정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이번 ‘자발적 감산’은 사우디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다음 달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50만 배럴씩 줄이기로 했고요. 이어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자흐스탄도 올해 말까지 감산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올해 3월에서 6월 5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따로 밝힌 바 있는데요. 감산 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산유국들이 밝힌 ‘자발적 감산’ 규모는 총 116만 배럴이 되는데요. 앞서 지난 10월부터 OPEC+는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씩 감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죠. 해당 감산량과 이번에 발표한 자발적 감산 규모를 합치면 총 감산량은 하루 366만 배럴로 늘어나게 됩니다. 366만 배럴. 전 세계 수요의 3.7%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왜 OPEC+가 깜짝 감산에 나섰는지도 궁금합니다. 관련해서 사우디 에너지부는 국제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감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국제유가 수요가 경기 침체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격 안정을 위해 감산에 나섰다는 거죠. 지난달 국제에너지기구가 내놓은 국제유가 공급 및 수요 전망도 함께 짚어볼까요. 국제에너지기구는 공급이 작년 9월 수요를 초과해, 올해 6월까지는 초과 공급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중국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리라 전망한 바 있는데요. 따라서 블룸버그는 OPEC+가 국제에너지기구와 다르게 수요가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고요.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걸 보여줘, OPEC+가 시장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강조하는 조치라고 봤습니다.

    이렇듯 감산의 경제적 배경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인데요. 시장이 보기에는 한 가지 배경이 더 있습니다. 바로 정치 외교적 이유인데요. 미국은 작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한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전략 비축유를 방출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올해 전략 비축유를 보충할 거란 전망들이 나왔는데요.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장관. 2주 전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이 전락비축유를 보충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여태 미국은 유가가 하락하면 사우디를 안심시키기 위해 전략비축유 구매에 나선 바 있는데,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파이낸셜타임즈는 소식통을 인용하며, 사우디가 그랜홈 장관의 발언에 ‘짜증이 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따라서 이번 자발적 감산으로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악화할 수도 있다고 외신들은 봤습니다. 특히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우디가 러시아와 감산 연장 결정을 미리 합의했다고 보기도 했고요. 로이터는 이번 감산은 오펙 회원국간 연대가 견고하다는 걸 시사하고, 이는 미국이 원유 시장에서 지배력을 점차 읽고 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OPEC+의 이번 감산으로 국제 유가 전망 역시 복잡해졌습니다. 일단 골드만삭스는 감산 결정이 나온 직후 올해 브렌트유 전망치를 기존의 90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 조정했고요. 내년에는 100달러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OPEC+가 가격 결정력을 가졌기 때문에 유가가 오를 거라는 건데요. 다른 글로벌 IB들은 이번 감산이 단기적으로 유가 시장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대체로 약 10달러 정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원유 시장은 워낙 변동성이 높고 현재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존 전망치인 90달러를 유지했고요. 씨티 역시 불확실성을 이유로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 가능성은 작다고 봤습니다.

    이외에도 이번 감산으로 연준의 인플레이션 잡기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유가 상승은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번 결정에 놀랐다며,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잡기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건 유가의 방향성인 것 같은데요. 블룸버그는 바이든 정부가 제한적이기는 하나 이번 조치에 대응할 카드들이 있다고 봤습니다. 물론 아무런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추가 전략 비축유 방출부터 휘발유 수출 제한 추진까지. 유가가 급등하면 시장 안정에 나설 수 있는 카드가 있다는 겁니다. 바이든 정부의 대응이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도 있어 보이네요.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이예은 외신캐스터

    한국경제TV  뉴스콘텐츠국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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