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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변심에 '냉가슴'…월가, 연준 셈법에 촉각 [GO WEST]

김종학 기자

입력 2023-04-04 18:58   수정 2023-04-06 18:41

    "감산은 돌발 변수"
    <앵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대규모 추가 감산에 나선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고착화 된 인플레이션으로 고전 중인 미국은 오랜 우방 사우디에 발목을 붙잡힌 셈이 됐습니다.

    'GO WEST' 글로벌콘텐츠부 김종학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번 일로 미국의 긴축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물론 국제적인 긴장 수위도 높아지게 됐습니다.

    미국은 미리 반대 입장을 사우디에 전달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요?

    <기자>
    지난 일요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이 전격적인 추가 감산 조치를 발표하기 앞서 미국에서 이를 미리 거부하는 의사를 통보했던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로이터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게 공개한 내용입니다.

    존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정부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감산이 현시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믿지 않으며, 우리는 이를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국제유가가 결국 인플레이션, 물가상승에 영향을 주다보니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급선무일겁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사우디를 자극하지 않고 문제를 수습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고요.

    <기자>
    백악관은 경고성 성명을 내긴 했지만, 동시에 '사우디는 80년 우방'이라면서 지난해 가을 첫 감산 때와 비교하면 그 수위가 확연하게 낮아졌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미 중간선거 무렵인 작년 10월 OPEC+의 하루 200만 배럴 감산 계획에 대해 사우디와의 관계 재검토까지 거론하며 긴장 수위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깜짝 감산에 대한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반응은 온도차가 큽니다.

    음성이 좋지 않아 자료영상만 준비했는데 보시면,

    에어포스원에 올라타기 전에 OPEC+ 감산에 대해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면서도 복잡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전날 예일대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번 결정이 석유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한 발 물러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옐런 장관은 물론 시장 전문가들이 일제히 고착화되는 인플레이션 해결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진단인데, 현지 전문가 인터뷰로 보시죠.

    [애나 래스번 / CBIZ 인베스트먼트 최고 투자 책임자 : 아이러니한 점은 이러한 조치가 자기 충족적 예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제유가 상승은 현재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결국 연준에서 이 일을 매듭지어야 할텐데 이번에도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악역을 맡았습니다.

    불라드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OPEC 감산 결정은 예상치 못한 것"으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 낮추는 연준의 임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연말 기준금리는 5.625%까지 갈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냈습니다.

    <앵커>
    오늘도 보스턴연은 총재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준 위원들 발언에 따라 시장이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커진 것 같습니다.

    이번 일로 국제유가가 100달러 수준까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 하락을 기대한 공매도 세력 때문에 가격 상승폭이 컸다는 분석도 있다고요?

    <기자>
    중국이 리오프닝, 경제를 재개방하고 서서히 동력을 끌어모으기 전 수요가 덜 살아나다보니 국제유가는 지난달까지 배럴당 60달러 후반 연중 저점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가격의 추가 하략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많았는데 이번 감산 조치로 상황이 완전 뒤바뀌었습니다.

    제시카 아미르 색소 캐피탈마켓 투자전략가는 원유 공급량 감축에 공매도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사우디 에너지 장관이 "시장에서 도박을 하는 사람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감산에 나섰던 것과 동일한 전략으로, 가격 하락을 이끌 주도 세력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된 겁니다.

    여기에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상당히 소모한 상태에서 중국 소비가 올라오면 가격을 끌어내리기 어렵다는 진단까지 나오기 시작했는데, 골드만삭스 전망치를 보면 올해 연말까지 OPEC+ 하루 생산량이 110만배럴까지 줄고, 가격은 배럴당 95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국제유가가 뛰면서 미국 달러화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
    어제 하락세를 보이던 달러인덱스는 아시아 시장 개장 중에 반등하다 미국 증시 개장 시간이 다가오면서 다시 약보합권으로 돌아섰습니다.

    상대적으로 달러가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투자자금이 몰린 금 투자도 온스당 2천달러를 넘어선 숨고르는 듯한 흐름을 기록 중입니다.

    이번 이틀간 움직임처럼 보통 국제유가가 오르면 달러를 더 많이 지불해야하고, 이렇게 되면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기 쉽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올라가게 되는데, 다음주로 다가온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덩달아 키우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죠.

    이번 사태 직전 통화 전망 보고서를 낸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정책 전환이 다가오고 있다, 한 차례 추가 인상 후에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는데 이마저도 원점에서 다시 따져봐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관건은 원유 수요가 지금의 가격을 받쳐줄 만큼 살아나느냐, 경기 지표가 어느 정도 회복을 보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유가 상승을 원하고 있는 사우디 기업이죠, 아람코 CEO인 아민 나세르가 지난달 1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원유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가격 상승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아직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지표가 부족한 시점이기 때문에 다음달 본격적인 감산이 시작된 이후 이러한 자료를 확인하기까지 낙관적인 시장의 기대치와 연준 위원들간의 시각차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밤 시장이 이번 악재를 털어낼지 지켜 봐야겠습니다.

    'GO WEST'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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