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재고 소화를 위해 또 다시 가격인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 웹사이트에 게시된 판매 차량의 수를 집계하는 블로그들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재고가 지속해서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등 11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트위터의 한 이용자(@TroyTeslike)는 이에 대해 지난해 7월 현재 주문 잔량이 47만6천대나 됐으나 이번 주에는 7만2천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테슬라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한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1일 보고서에서 "테슬라는 생산능력에 맞춰 인도량이 늘고 가격이 상승하는 공급제약 상태에서, 수요자극을 위해 가격을 낮추고 생산이 인도량을 앞지르는 수요제약 상황으로 전환되는 게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에 긍정적인 애널리스트인 미 투자회사 파이퍼 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도 테슬라 주가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이익 감소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대기시간이 의미 있게 늘어나지 않아 테슬라가 가격을 추가 인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가 1분기에 보고한 15일 인도분 재고는 업계 기준에 따르면 비교적 건전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인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주 테슬라의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 조정한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필립 후초이스는 이 회사의 CEO 일론 머스크가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혁신하려고 했던 기업들과 비슷해지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테슬라의 경영이 포드와 애플이 모델T나 아이폰으로 했던 것과 유사하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포드자동차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전기차 시장의 가격 인하는 "우려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포드는 전날인 2일 경쟁사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맞서 자사 전기차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8% 인하했다.
팔리 CEO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가격전쟁을 1913년 창업자 헨리 포드가 시작한 일련의 모델T 가격 인하와 비교하면서 당시 전략은 궁극적으로 포드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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