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74) 국왕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찰스 3세는 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트 사원에서 거행된 대관식에서 정식으로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했다.
대관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섬기는 소명'이라는 주제로 집전했다.
그는 시동이 다가와 "폐하,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자녀로서, 왕 중의 왕의 이름으로 당신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하자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선서를 통해 "나는 하느님 앞에서 개신교 신자이며, 개신교 신자에게 왕위 승계를 보장하는 법률의 의도에 따라, 법에 따라 내가 가지는 권능을 다해, 이 법률을 지지하고 지켜낼 것을 엄숙하고 성실하게 고백하고, 간증하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성유를 바르는 도유식에 이어 무게가 2.23㎏에 달하는 성 에드워드 왕관을 썼다
1948년 태어나 9세에 왕세자로 책봉된 뒤 거의 평생을 영국의 왕이 되기를 준비해온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국왕으로 즉위했다.
이날 대관식은 찰스 3세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이 열린 1953년 6월 2일 이후 약 70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TV로 생중계됐다.
대관식 공식 첫 순서인 '왕의 행렬'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시내 일대에는 일찌감치 비가 내려 눈길을 끌었다. 찰스 3세의 할아버지인 조지 6세, 모친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때도 비가 내렸다.
빗속에서도 세기의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수천 명 인파가 마차 이동 경로를 따라 집결했고,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75)가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굼을 나서자 이동 경로를 따라 집결한 인파는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당시 망원경을 든 인파 대신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휴대전화를 번쩍 든 인파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고 BBC방송은 촌평하기도 했다.
이날 대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2천200여명이 참석했다. 왕실과 갈등을 빚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난 해리 왕자도 대관식에 참석했다.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때보다 참석인원을 4분의 1수준으로 줄였고, 국가원수급 인사 100여명을 포함해 203개국 대표가 초청했다. 한국 정부 대표로는 한덕수 총리가 자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