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플레이션 현실로?…제당 3사, 인상 예고장 발송

유오성 기자

입력 2023-05-08 19:28   수정 2023-05-0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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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당 3사, 슈거플레이션 예고
    [앵커]
    전세계 설탕값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제당 3사가 이달 말부터 공급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설탕가격이 빵이나 과자 같은 식품 가격을 밀어올리는 슈거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는데, 관련내용 유오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유 기자, 제당 3사면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잖아요. 이들 3사 주가가 오늘 상한가를 가기도 하는 등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슈거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제당3사엔 설탕값 인상이 호재로 작용하는 것 같은데, 얼마나 올리는 겁니까?

    [기자]

    저희가 업계를 취재한 결과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3사가 이달말부터 설탕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식품·제과업체 등 거래처에 통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B2B 설탕 값은 B2C 제품처럼 출고가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업체마다, 또 시기마다 가격이 달리 정해집니다. 그래서 얼마가 오른다고 정확히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저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번 설탕값 인상률은 대략 10%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당 3사가 식품회사 구매 담당자를 통해 전달한 설탕 값 인상 시기는 이르면 이번 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로 알려졌습니다.

    제당3사는 원가부담을 식품업계에 일부 전가할 수 있게 된 반면, 식품업계는 그만큼 원가 부담이 가중된 셈입니다.

    다만 이번 설탕 값 인상은 B2B 채널 위주로 이뤄지는 터라 마트나 슈퍼 등 B2C 채널 설탕 가격은 당분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제당 3사가 설탕공급 가격을 올리는 것은 국제 설탕 가격이 크게 올라서잖아요? 국제 설탕가가 왜 갑자기 출렁이는지, 또 장기화될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설탕 가격 시세를 보면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4월 국제 설탕 지수는 전월 127.0 포인트 대비 17.6% 상승한 149.4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1년 10월 이후 1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인 겁니다.

    원인은 공급 부족입니다. 설탕은 주로 인도와 중국, 태국 등에서 생산되는데, 산지 기상 악화로 설탕 생산량이 줄어드는 실정입니다.

    또 다른 설탕 산지인 브라질의 사탕수수 생산량은 양호할 전망지만 이 마저도 강우량 증가로 수확이 지연되면서 당장 설탕 생산 증가에 도움이 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설탕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로 파악됩니다.

    이러다보니 설탕 원료인 원당 가격도 당연히 올라가겠죠.

    국내 설탕 제조사들은 해외서 설탕 원료인 원당을 수입해서 이를 가공한 뒤 팔기 때문에 원당 가격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한데요.

    올해 초 만 하더라도 420 달러 대를 오가던 원당 값은 최근 두 달 사이 급격히 올라 톤 당 580 달러를 넘어 섰습니다. 업계에선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설탕 공급가격 인상으로 제당3사는 일단 한숨 돌렸다고 할 수 있지만, 걱정은 설탕을 주 원재료로 쓰는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등 식품물가가 줄줄이 오르는 것 아니냐 하는 부분이에요.

    [기자]
    네. 맞습니다. 슈거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설탕을 많이 쓰는 아이스크림이나 사탕, 빵 등은 식품 원재료비에서 설탕 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 되거든요.

    10% 정도라고 가볍게 여길수도 있지만, 업계 얘기 들어보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원재료 가격이 설탕만 오른게 아니죠. 안오른게 없다시피 하면서 식품업체들이 원가 상승 압박을 버티는데 한계에 도달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거든요.

    지난 4개 분기 연속 오른 전기요금은 이번 2분기도 오를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요. 인건비나 다른 원재료 가격도 들썩이고 있어 기업들 부담은 커지는 상황입니다.

    실제 주요 식품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대상은 1분기 영업이익이 28%, 하이트진로는 38%, 오리온도 3% 정도 줄거란 전망입니다.

    때문에 실적부진과 주가하락 이어지면 식품회사들이 제품가격 인상을 다시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식품가격 인상 자제요청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도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으로 식품 가격 인상이 주춤해지며 서민의 먹거리 부담은 다소 완화된 바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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