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번' 경제 챙겼다…개혁은 지지부진 [윤석열 정부 1년]

임동진 기자

입력 2023-05-10 19:28   수정 2023-05-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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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오늘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딱 1년이 됐습니다.

    그 동안의 성과와 평가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대통령실 출입하는 경제부 임동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1주년 간담회는 특별히 없었습니다만, 오늘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죠?

    어떤 얘기가 있었습니까?

    <기자>
    윤 대통령은 추경호 부총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과 함께 점심 시간 이후 1시40분 쯤 기자실로 내려왔는데요.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국가발전 위해 일하는데 좋은 지적도 해주고 지난 1년을 나름대로 잘 해올 수 있었다 생각한다, 새로 맞이하는 1년도 정확하게 잘 짚어주고 또 방향이 잘못되거나 이럴 때면 속도가 빠르거나 너무 늦다 싶을 때는 기사로 정부를 잘 이끌어 달라"고 말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항상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명박, 문재인 전 대통령도 하지 않았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국민담화로 대신했습니다.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대신 윤 대통령은 언론과의 수시 소통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앵커>
    아무래도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건 결국 민생과 경제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윤 대통령도 연일 이 부분을 강조했죠?

    <기자>
    먼저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공개한 영상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국정비전이 담긴 미디어아트 영상입니다. 한 달 동안 서울 시내 주요 전광판에서 송출되고 있는데요

    영상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KF21 전투기, 수출 컨테이너 선박, 전기차, 반도체, 원전 등이 담겨 있습니다.

    첨단산업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 하고 국가 경제를 붐업하겠다 이런 메시지가 담긴 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행보를 살펴보면 지난 1년간 공개적으로 참석한 경제 일정만 100여개입니다.

    주말을 제외하면 이틀에 한 번, 적어도 사흘에 한 번 이상은 경제, 산업 정책 관련 회의나 생산 시설, 시장 등 현장 방문을 한 겁니다.

    <앵커>
    경제 중심의 국정 운영을 통해 1년 동안 수치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나요?

    <기자>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부터 고물가에 대한 대책 고민을 주문하는 등 물가 안정에 많은 힘을 쏟았는데요.

    지난해 6월 외환위기 이후 24년만에 6%를 찍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7%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이 임박한 만큼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고용의 경우에는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5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다만 60세 이상에서 대폭 늘었을 뿐 청년층과 40대 취업자는 수 개월 째 감소하고 있고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여전히 불안한 환율과 높은 금리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수출 역시 지난해 10월 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내리막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내외 영향으로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 대응은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특히 작년의 경우 레고 사태와 같은 부분은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을 확산시키면서 경제 전반에 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졌던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파이낸싱을 비롯한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은 여전히 살아있고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을 비롯한 상황이 계속해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기업들 입장에서 정부에 원하는 것은 규제 개선, 세제 지원인데요.

    시장 중심의 기조를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관련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술 패권 경쟁, 자국 산업 살리기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움츠러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는 규제 혁파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지원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1년간의 혁신 성과, 이민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 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1호 영업사원’입니다. 해외 순방에 나설 때마다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죠.

    덕분에 아랍에미리트나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내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얼마 전 있었던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중 넷플릭스를 비롯해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59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받았습니다.

    또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 순방 때는 300억 달러의 투자 유치가 이뤄졌습니다.

    12년 만에 일본 ‘셔틀외교’가 복원 되면서 일본으로부터의 투자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미국, 일본과는 공조 체제를 갖춰가고 있지만 반대로 중국과 러시아, 또 북한과는 멀어지고 있는 양상인 만큼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부동산 시장도 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정부 때 급등했던 집값이 지난 1년간은 급락하고 거래도 실종됐습니다.

    시장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지난 정부에서 과도하게 강화됐던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본다면 아무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국 대부분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고 양도세 등 각종 세제, 대출 규제도 완화했습니다.

    다만 금리 인상 여파에 부동산 거래는 실종되고 집값은 급락한 상황입니다.

    전세사기, 미분양 문제도 과제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여러 가지 주택 거래를 저해시켰던 규제들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향후에 시장 분위기가 바뀌어서 많은 건설 사업 즉 주택 공급 계획이 현실에 옮겨질 것을 대비해서 그에 필요한 사전적인 절차들을 충분히 진행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노동과 교육, 연금, 이 3개 분야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강력하게 개혁 의지를 보여왔습니다만 이렇다할 성과가 아직까지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지지율 반등도 앞으로 윤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죠?

    <기자>
    윤 대통령이 임기 중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했던 노동·연금·교육개혁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3대 개혁 중 그나마 노동 분야는 연초부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정책의 핵심인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69시간제' 프레임에 갇혀 답보 상태에 빠졌습니다.

    어제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1년 동안의 소회와 성과, 비전을 간단히 언급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답답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거야(巨野)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습니다.]

    결국 전문가들은 1년간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법안 통과 등 정부의 국정 운영 추진에 제동이 걸린 만큼 내년 총선의 승리가 필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총선 승리를 위한 선결 과제라 할 수 있는 지지율 반등을 위해 야당과 협치, 소통 강화, MZ 세대를 위한 정책 확대 등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 노동개혁이 됐든 교육 개혁이 됐든 정말 정부가 추진하기를 원하면 국회 과반부터 우리가 장악을 하자. 그래서 과반을 장악하면 우리는 이런 입법을 추진하겠다라고 하는 아젠다를 보여주면서 그걸 가지고 의원 선거에 총선거에 나가야 된다.]

    <앵커>
    지난 윤 정부의 1년에 대한 평가, 어떻게 종합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1년을 '비정상의 정상화'로 압축해서 평가했고요.

    기획재정부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경제 운용 기조를 전환한 점을 대표적 성과로 내세웠습니다.

    상당수 전문가들도 '일단 방향키를 돌렸다는 것이 성과다' 이런 취지의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제 1년이 지났으니 남은 4년간 새로운 방향으로 얼마나 잘 이끌어 갈 것이냐에 따라 윤 정부의 최종 평가가 달려있는 셈입니다.

    <앵커>
    끝으로 이제 2년차, 윤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윤 대통령은 오늘 오후 이도운 대변인을 통해 2년 차 국정에 대해 경제와 민생 위기를 살피는데 주안점을 두겠다면서 외교 중심도 경제에 두고 복합위기를 수출로 돌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업가 정신을 지원하고, 우리는 자원이 적고 시장이 작은 만큼 무역을 통해서만 국민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다면서 기업들이 세계에서 맘껏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강 위에서 배를 타고 가는데 배 속도가 너무 느리면 물에 떠있는지 가는 건지 모른다면서 2년 차에는 속도를 더 내서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하게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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