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던 가계저축 감소세…중국인 지갑 열리나

입력 2023-05-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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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등 영향으로 급증했던 중국의 가계 저축이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12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발표 자료에 따르면, 4월 위안화 저축은 전월보다 4천609억위안(약 88조원) 감소했다.

4월 저축 감소는 가계 저축 감소의 영향이 컸다. 재정성 저축과 비은행업 금융기관의 저축은 각각 5천28억위안(약 96조원), 2천912억위안(약 56조원) 늘었지만, 가계 저축과 비금융 기업의 저축은 각각 1조2천억위안(약 230조원), 1천408억위안(약 27조원) 줄었다.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경제 충격에 불안감을 느낀 중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면서 그동안 중국의 가계 저축은 지속해 증가해왔다. 지난해 중국의 가계 저축은 17조8천400억위안(약 3천415조원)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9조9천억위안(약 1천896조원)이 더 늘었다.

중신증권은 2019년 이후 중국의 누적 초과 저축이 10조8천억위안(약 2천6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초과 저축이란 가처분소득 중 소비 지출로 쓰여야 할 부분이 쓰이지 않고 저축되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서도 월평균 3조3천억위안(약 632조원)씩 늘던 가계 저축이 4월에는 1조2천억위안 감소한 것은 중국인들이 꽁꽁 닫았던 지갑을 연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중국인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처음 맞은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 기간 대거 '보복 여행'에 나섰다.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이 기간 관광객이 2억7천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4월 초부터 항공권과 호텔 예약 등 여행상품 구매에 나섰고, 이 영향으로 4월 가계 저축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4월 가계 저축 감소는 노동절 연휴라는 일회성 관광 이벤트에 의한 것으로, 본격적인 소비 회복의 징후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노동절 연휴 관광객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19.1% 증가했지만, 관광 수입은 0.7% 느는 데 그쳤다.

2019년 1인당 소비액은 603.4위안(약 12만원)이었으나 올해는 487.8위안(약 9만원)에 머물렀다.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줄어든 것으로, 방역 완화 이후에도 경제력이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현지 매체 문화산업평론은 분석했다.

가계 저축 감소는 또 소득이 줄거나 감소해 더는 저축할 여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도 있다.

작년 16.7%였던 중국 청년 실업률은 '위드 코로나' 전환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19.6%로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

3월 도시 실업률 역시 전달보다 0.3%포인트 떨어졌지만, 5.3%에 달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내수 회복이 더디고 수출도 부진한 영향으로 제조업 기지인 동부 연안과 광둥성의 많은 기업은 기존 인력을 감원하거나 신규 채용 규모를 줄여왔다.

고용 시장 악화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산업 인력들로서는 저축할 여력이 없어졌고, 오히려 저축했던 돈을 찾아 생활비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한편 4월 위안화 대출은 전달보다 7천188억위안(약 138조원) 늘어 작년 4월 증가액보다 649억위안(약 12조원) 더 많았으나 가계 대출은 2천411억위안(약 46조원)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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