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민주당, 빈곤층 지원 수급 기준 둘러싼 이견 여전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협상시한으로 꼽히는 날은 바로 6월 1일입니다. 이른바 X데이트가 이제 2주 앞으로 바짝 다가선 가운데, 어제 2차 회동도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난 이후, 합의 결렬과 함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던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봤을 때, 항상 막바지에는 극적으로 문제가 해결이 됐었는데요, 이번에도 그럴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현지시간 17일, 파이낸셜 타임즈는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이 모두 부채한도와 관련된 대화 실패로 미국이 디폴트를 맞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디폴트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경제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빨간 불이 켜진 점을 의식해, 협상 타결을 강조하며 시장의 불안감 해소에 나선 모습입니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협상은 예산에 대한 것이지, 미국이 부채를 지불할 것인지 말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결국 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고, 예산에 대한 합의에 올바르게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있었던 2차 회담에서도 매카시 의장과는 다르게 긍정론을 표출했었죠? 어제 자리에 있던 모든 지도자들은 최악의 경우, 미국 경제와 미국 국민들에게 재앙적 효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모두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또, 협상 권한을 가진 실무자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향후 의회 지도자들과 이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아시아 순방 일정을 단축해 21일에 일찍 귀국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돌아온 이후, 이 문제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할 때 더 얘기할 것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은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하며 비관론으로 일관했던 매카시 의장도, 오늘은 미국이 디폴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서는 신중한 낙관론을 펼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협상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결국 어떻게 종결될 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다만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디폴트에 대한 걱정을 확실하게 불식시켜줬다는 점입니다. 불협상 권한을 가진 실무자간 협의가 진행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진 것은 좋은 신호지만, 내용 면에서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양측의 이견은 아직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정부의 빈곤층 지원 프로그램 수급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민들의 의료 건강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지금보다 훨씬 큰 근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세한 조정은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고요, 반면 매카시 의장은 근로 조건은 부양가족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만 적용된다며,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고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경제와 개인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날 마련된 기자회견은 예정에 없던 특별 기자회견이었는데요, 이 자리를 빌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만나게 되냐는 질문에, 확신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만날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2. 美 4월 주택착공 건수, 전월비 2.2% 증가
“주택시장, 수치 개선에도 반등 전망키에 아직 일러”
美 4월 주택허가 건수, 전월비 1.5% 하락
주택시장의 반등을 일정부분 시사하는 지표가 또 한번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4월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전월 대비 2.2% 증가한 140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끝났다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어제 발표된 미국 주택건설업협회와 웰스파고가 발표한 주택시장지수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50을 넘은 데 이어, 오늘 나온 주택착공건수까지, 주택시장의 회복을 가시화시켜주는 수치들이 이틀 연달아 발표됐는데, 왜 아직도 주택시장의 활황을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걸까요? 일단, 4월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전월 대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 건 맞지만, 미국 상무부가 3월의 숫자를 종전의 142만 건에서 137만 건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마냥 낙관할 수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또, 향후 주택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의 4월 신규주택 허가건수도 142만 건으로 보고되며, 전월 대비 1.5%나 후퇴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물론 전달인 3월의 -8%대에 비하면 -1%대는 많이 나아진 건 맞지만, 2월을 보면 13.8%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적이 있죠? 절대적인 상황은 크게 좋다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한동안 7%를 호가하던 미국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최근 6.3%대까지 내려왔지만, 지역은행들의 연쇄적인 도산에 따른 신용여건의 긴축이, 주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쉽겠습니다.
3. 흑해 곡물수출 협정, 만료 하루 전 2개월 연장 발표
튀르키예 “향후 협정조건 이행 위해 총력 다할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수출 협정이 오늘, 가까스로 2개월 연장에 성공했습니다. 현지시간 17일, CNN은 이 같은 전하며,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TV 연설을 공개했습니다. 오늘은 러시아가 주장한 협정 만료일을 불과 하루 앞둔 날이기도 하고요, 튀르키예의 대선 결선 투표를 열흘 정도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곡물 수출협정의 연장이, 모든 당사자에게 혜택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자국의 제안과 노력을 진심으로 지원해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헌신해 준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에게 모두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으로도 모든 협정 조건이 이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는데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튀르키예 선박이 출항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데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협정 연장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튀르키예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려가 일정 형태로 허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흑해 곡물수출 협정은 전쟁 이후 고조된 세계 식량난의 완화를 위해 지난해 7월에 처음 맺어진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에 연장됐지만, 이후 러시아는 자국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를 풀지 않을 경우 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는데요, 이에 따라 오는 18일을 기준으로 삼고, 4자 협상에 돌입했고, 오늘 오전, 협약이 종료되기 직전에 성사됐습니다.
4. UBS, CS 합병으로 170억 달러 손실 예상
“UBS, ‘부의 영업권’ 통한 일회성 이익으로 손해 상쇄 가능”
UBS “CS 인수, 장기적으로는 이익 창출 전망”
UBS가 크레디트스위스 합병하는 과정을 통해, 무려 170억 달러, 그러니까 한화로는 약 22조 7,000억 원 규모의 재정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습다. 현지시간 17일, CNBC는 UBS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크레디트스위스를 받아들이는 데, UBS가 자산 및 부채의 공정 가치 조정으로 약 130억 달러, 그리고 소송 및 규제 비용으로 인한 잠재적인 4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UBS는 자산을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인수하는 이른바 '부의 영업권'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인, 348억 달러가 발생해, 손해를 크게 상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분기 매출도 추후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이같은 추정치는 확정되지 않은 건데요, UBS는 인수 완료 후에 수치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고요, 구조조정 충당금도 쌓게 되면 구체적인 규모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보도에 대해 UBS는, 실사를 수행해야 하는 기간이 워낙 짧아, 인수 전에 크레디트스위스의 자산과 부채를 완전히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더해, UBS 지난 1월부터 3월 중순까지,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한다면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인 법적 구조와 함께, 우려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가능한 조치와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평가했다고 밝히며, 자사의 결정은 위험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5. 英 의회 "암호화폐 거래, 금융 아닌 도박"…강력규제 촉구
“英 의회 권고, 정부 암호화폐 규제 강화에 영향 가능”
암호화폐에 대한 단속이 연일 강화되고 있습니다. 어제 유럽연합이 2년 8개월 만에 모든 입법과정을 완료해 통과시킨 '미카'에 이어, 오늘은 영국 의회가 암호화폐 거래를 도박의 일종으로 간주하고 규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현지시간 17일, CNBC는 영국 의회 재무위원회 의원들이, 암호화폐가 대중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정부가 제시하지 못한다면, 재정을 투입해 디지털 토큰과 같은 분야를 진흥시켜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암호화폐는 거래와 투자를 시작하면 중독성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 서비스라기보다는 도박이라고 규정했는데요, 암호화폐가 기반을 두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비록 금융산업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실물자산의 뒷받침 없이 불안정하게 요동치는 암호화폐의 존재 자체는, 투자자의 인생이 뒤바뀔 정도의 큰 손실을 보게 할 수 있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CNBC는 이 같은 영국 의회의 권고가 안그래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검토 중이었던 영국 정부의 계획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영국 정부는 금융행위감독청이 암호화폐 거래를 관리하고 관련 광고를 모니터링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요, 관련해 현재 영국 금융행위감독청은 기업들을 상대로 돈세탁 방지 규정 준수 여부 등을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에 대해서도 의회는 비판에 나섰습니다. 이런 정부의 움직임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정부의 관여로 암호화폐 거래가 더 안전해졌다고 착각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