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역전세' 속출…2년전 집값 폭등 '부메랑'

신동호 기자

입력 2023-05-19 19:41   수정 2023-05-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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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사기 피해가 속출하며 전세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번엔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깡통전세와 역전세가 나오면서 이른바 '전세 포비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위기가 하반기에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점입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반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이번달 초 전용면적 84㎡형의 전세 계약이 15억5천만원에 갱신됐습니다.

    지난해 5월만 해도 23억원이었던 전셋값이 8억원 가까이 떨어진 겁니다.

    인근 개포동과 잠실동의 전셋값도 2년 전보다 5~6억원 낮게 거래가 됐습니다.

    전셋값이 2년 전 보다 하락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대로 못 돌려주는 역전세 현상이 강남에서도 나타난 겁니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2년 전에 비해 아파트 전세 최고가가 낮게 거래된 비중은 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역전세난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전세 계약금이 최고에 달했던 2021년 하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인 올해 하반기에 역전세 대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규 입주물량 또한 하반기에 몰려 있는 만큼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대규모 전세 사기에 깡통전세, 역전세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전세 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 불안이 이어지자 정부는 전세 제도 전반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대폭적인 수술을 예고했습니다.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 전세 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이것을 예방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부터 공론화하고 가능한 모든 방안 올려놓겠습니다]

    보증금 미반환과 관련된 전세사기 문제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 쟁점이 된 가운데 하반기 이후에는 역전세 위기까지 닥칠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앵커>

    전문가 모시고 좀 더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 모셨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전세 문제부터 묻겠습니다. 원희룡 장관이 '전세는 이제 수명이 다했다' 이런 화두를 던지면서, 전세제도 개편론이 불붙은 것 같습니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이기도 한데, 전세제도 개편 어떻게 보십니까?


    <대답>

    이미 시장에서 작동하고 있고, 시장수요가 존재하는 제도(전세)를 인위적으로 통제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전세 사기나 역전세를 근거로, 앞으로 전세는 없어져야 하는 특이한 제도이며 선진국처럼 월세가 일반화되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무리가 있다. 전세금이 (전세자금대출이 아닌) 오롯이 본인의 돈이라면 여전히 임차인에게는 월세보다 전세가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

    이미 서울에서는 원룸 월세가 수십만원인 곳이 많은데, 그렇다면 가족단위가 거주가능한 20평 30평대의 주택은 월세를 얼마나 받아야 맞겠나.
    만약 월세만 존재한다면 월수입의 상당수가 주거비로 소요된다는 얘기가 되고 시민들의 주거부담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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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전세제도에 대한 고민이 분명히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이런 논의가 시작된 배경에는 전세사기나 역전세 같은 사회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당장 없앨수는 없는 제도하면 잘 고쳐써야하는데,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까요?

    <대답>


    역전세는 시장상황의 변화, 즉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신규계약되는 전세가격이 자연스럽게 하락하는 것이므로 뚜렷한 대책은 없다.

    다만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사전에 전세보증보험을 이용하거나, 같은 주택에 계속 거주한다면 집주인과의 협의를 통해 내린 전세금만큼 매월 적정 금액을 집주인에게 이자로 받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임대인에게는, 대출규제를 조금 완화해서 임대인에게 전세금반환목적의 일부 추가대출을 허용하면, 모든 임대인이 동일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대출지원해주면 전세금반환이 가능한 집주인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하나의 방법. 수단으로 한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니, 가용가능한 수단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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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정부가 전세 사기 문제 해결을 위해 '에스크로' 전면 적용도 검토하고 있는데, 이게 인터넷으로 중고 사고팔 때 쓰는 건데, 이걸 전세까지 적용하는 건 또 하나의 절차나 규제만 만드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대답>


    에스크로우를 쉽게 표현하면 안심결제인데, 온라인쇼핑에서 물건사는 것처럼 부동산의 매매계약에서는 적용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만, 그와 달리 전세에서 애스크로우 제도를 전면작용하는 것은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임대인은 전세금을 받아서 일종의 무이자대출처럼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고, 임차인의 입장에서 전세금 보호는 기존 전세보증보험같은 제도를 적용해도 되는 것이기에, 굳이 추가적인 규제를 만들 필요까진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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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어제 부동산원 통계를 보니 서울 집값 하락세가 거의 멈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서울 강남 아파트가 올랐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최근 분위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또 서울에서 시작된 온기가 수도권까지 번질지도 궁금합니다.


    <대답>


    작년말부터 갑작스런 미국 기준금리 상승 및 상단이 불확실하다는 외부요인의 여파로 국내 아파트 가격의 하락폭이 매우 컸는데, 단기에 가격변동이 크다보니 실수요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도 거래량 자체가 매우 많은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선호와 수요가 몰리는 곳을 중심으로 가격은 유지되고 오른다. 때문에 거주수요가 많은 서울의 아파트가격 하락세가 더 지속되기는 어렵다.
    당분간 지역적, 국지적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기에 그 와중에서도 가격이 반등하는 곳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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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매매가 하락세를 잦아드는 분위기인데, 오히려 전셋값 하락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하반기에 서울에서 역전세가 심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A5. 영상 5

    하반기에 역전세는 심화된다. 2년 전에 전세계약을 체결할 때보다 매매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임대계약이 만료되는 매물들이 늘어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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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올해 하반기 입주물량이 상당합니다. 잠잠해졌던 집값이 다시 추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올해 하반기, 이어 내년까지 시장 전망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대답>

    서울의 경우 하반기 입주예정물량은 12개단지 약 1.1만 가구.
    본래 대단지가 입주하면 인근 전세가격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들은 실거주의무 폐지(`21.2 도입. 금년 1.3대책에서 폐지발표)되어야만 인근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거주의무 페지에는 주택법 개정이 필요한데 아직 처리되지 않았다. 하반기 적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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