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체제 졸업 1년' 두산…로봇으로 재도약

입력 2023-05-22 18:54   수정 2023-05-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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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로봇, 수소 등 분야에 두산이 전면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하면서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두산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업부 김채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두산이 채권단 체제를 졸업한 지 1년이 지났죠?

    <기자>
    네 두산은 2020년 불거진 유동성 위기로 2년간 산업은행 주도 채권단 관리체제였다가 지난해 2월 벗어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옥인 두산타워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혹독한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거쳤습니다.

    두산은 이후 사업구조를 중공업 위주에서 미래 신사업으로 재편했습니다.

    소형모듈원전(SMR),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로봇 등 신사업 육성에 나섰는데요,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하면서 최근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4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 증가한 4조35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두산밥캣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신사업 중에서는 SMR 사업을 하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견조한 실적을 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1분기에 벌써 올해 목표의 절반 수준을 달성해 그룹 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두산의 향후 성장을 이끌 부문으로 로봇 사업을 하는 두산로보틱스를 꼽고 있습니다.

    <앵커>
    네 두산로보틱스,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분야 국내 1위 사업자입니다. (주)두산이 지분 90%를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협동로봇은 사람이 하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도와주는 로봇인데, 쉽게 말하면 사람의 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면 로봇이 음식점에서 커피를 추출하고, 치킨을 튀기고, 아이스크림을 컵에 담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일을 사람 대신 해주는 겁니다.

    두산이 만든 '닥터프레소'라는 커피 로봇은 18종류 이상의 음료를 만들 수 있는데, 우리가 흔하게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단 45초 만에 만들 수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제조사 중 가장 많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고, 유일하게 25kg 이상 작업물을 들 수 있는 모델을 출시해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달엔 식음료 조리에 최적화된 신제품 E시리즈를 출시했는데, 앞으로 의료용, 서비스용 로봇까지 제품을 다변화할 예정입니다.

    <앵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로봇 사업을 꼽고 있지만 대다수 로봇 관련 기업들이 적자 상태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어떤가요

    <기자>
    네 로봇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로봇 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인건비 부담이 계속 늘고 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로봇을 통한 인력 대체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공지능이 고도화되면서 앞으로 로봇이 단순 조립 뿐만 아니라 제조업 공정이나 서비스업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로봇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습니다. 삼성이 올초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하면서 로봇 사업에 진출했고, 현대차그룹은 이미 2020년 보스톤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LG, HD현대, 롯데 등도 로봇 사업 확장에 나섰습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아직 이익을 내진 못하고 있지만 매출은 매년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2018년 매출 99억원에서 지난해엔 4배 이상 증가한 45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 1분기 매출은 1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 늘었습니다.

    다만 적자 개선은 과제인데요, 증권가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올해엔 흑자 전환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IPO 시장은 올 들어서도 경색돼 있는 상황인데 두산로보틱스 상장 작업엔 차질이 없는 겁니까.

    <기자>
    네, 두산로보틱스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한국거래소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할 예정입니다.

    아직 적자 상태기 때문에 특례상장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장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10월에는 상장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로봇이 워낙 유망산업인데다,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1위 사업자라는 점에서 무난히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대 관심은 몸값인데요, 2조원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가 상장하면 국내 대기업이 보유한 로봇 기업이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됩니다.

    지난해부터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대형 IPO가 사라진 상황인데요, 증권가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상장에 성공해 IPO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두산로보틱스 IPO는 두산 그룹 차원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두산은 그룹 차원에서 두산로보틱스를 주력 회사로 키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취임한 박인원 사장은 두산가 4세인데,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자리를 옮겨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두산이 로봇 사업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번 IPO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7년 만의 IPO인데다, IPO에 성공해야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는 만큼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 추가 M&A를 하는 등 사업 확장에 쓴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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