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안에 스며드는 건강상식 처방전]집단지성의 결정판 '비임상 시험'

입력 2023-05-23 18:56   수정 2023-06-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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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임상시장 ‘27년 42조원 성장…약물시장 30% 차지
약물개발·환자 안전에 직결 “국가 차원 지원 절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정자영 비임상지원센터장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익히 들어왔던 말이다. 공자의 말씀을 모은 대학이라는 책에 그 출처가 있다. 우리가 기억하는 이 말 앞에는 성의정심이 있고 성의정심 앞에 격물치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즉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를 위한 바탕이 바로 격물치지라고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격물치지란 무엇일까? 그 격물치지를 신약개발을 위한 첫 단계인 비임상 평가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려고 한다. 격(格)은 기준을 의미하거나 잣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씨줄과 날줄로 평가대상 물질에 기준을 부여하고 어떤 영역이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 그것이 격물일 것이고 그런 과정에 지식을 얻고 나아가서 지혜까지도 습득하게 된다는 말 이것이 격물치지 일 것이다. 즉 어떤 물질을 효능 이라는 씨줄과 안전성 이라는 날줄의 큰 틀 안에서 평가하여 신약 개발에 이용 가치가 있는 것인지, 어떻게 신약으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집단지성의 결과가 곧 오늘 우리의 건강을 책임지는 현실로 나타나 있는 것이리라.

우리의 삶은 집단지성에 의하여 윤택해지고 있고 많은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배고픔, 질병의 극복 더 나아가서 수명의 연장과 복지의 증장 역시 전세계 인류의 집단지성에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집단지성의 한 사례가 될 수 있는 비임상 평가가 인류의 건강과 복지 증진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비임상 시험(Non-clinical test)이란 새로운 약물의 개발 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적인 단계로서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전 실험실에서 동물 또는 동물을 대체할 수 있는 시험법을 이용하여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예측하는 과정을 말한다. 비임상시험은 이후에 이어지는 임상시험에서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확률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임상시험은 다양한 동물 모델을 이용하여, 새로운 약물이 동물의 생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인간에게 적용될 수 있는 적절한 용량과 투여 방법, 그리고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비임상시험에서는 약물과 다른 약물 혹은 음식물 등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비임상시험은 주로 임상시험 이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간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정보가 임상시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임상시험 이전에 충분한 비임상시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인간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비임상시험은 새로운 약물 개발의 핵심적인 단계 중 하나로, 이를 통해 얻은 정보는 규제 당국이 약물을 승인하거나 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비임상시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약물 개발과 환자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대응은 한 나라의 신약개발 역량과 일치하게 되므로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과 선도가 필요한 영역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비임상 평가 시장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기준으로 전세계 비임상 평가 시장규모는 167억 달러로 한화로 약 22조원이며 2027년에는 320억 달러로 약42조원으로 추산되며, 연평균 11.4% 성장 전망을 하고 있다. 이는 약물 개발 시장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는 큰 시장 중 하나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제약 선진국들에서 비임상 평가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다시 말해 국민의 안전 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약물 개발을 위해 비임상 평가 분야가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정부와 기업, 학계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컨퍼런스나 세미나 등의 행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비임상 평가 분야에서의 최신 기술과 연구 동향을 소개하고,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고 그 활용성이 커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해 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여 비임상 평가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나 기술 동향을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비임상 평가 분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은 물론, 정부, 기업, 학계 등이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이 분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을 선도하고 비임상 평가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키워가는 업무를 담당하는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비임상지원센터가 있음을 한 번 더 강조 드리며 우리나라의 비임상평가 분야를 선도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임을 다짐 한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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