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투자 받았더니"…투자 유치가 상장 발목 잡았다[오민지의 VC라운지]

입력 2023-05-31 14:05   수정 2023-05-31 14:05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투자 유치를 통한 자금 조달은 필수적이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프리IPO에서 기업 밸류를 높게 책정받아 투자를 받아오게 되면 최근과 같은 유동성 경색 시기에는 상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기업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어서다.

● 상장 발목 잡은 '사전동의권'…"투자금보다 공모가 높아야지"


올해 초 오아시스는 재무적 투자자(FI)로 투자한 유니슨캐피탈의 반대로 상장을 철회해야만 했다. 유니슨캐피탈은 2021년 8월에 특수목적법인인 프레시오아시스를 설립하고 오아시스에 투자했다. 당시 50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당 가치는 2만 7,254원이었다. 같은해 12월에도 유니슨캐피탈은 구주 인수 방식으로 추가 투자에 들어갔다. 일련의 투자 과정을 통해 유니슨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오아시스의 지분은 11.77%에 달한다.

오아시스가 애초에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 500원~3만 9,500원으로 희망밴드 내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유니슨캐피탈은 투자금 대비 높은 금액으로 회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대부분이 2만원 안팎을 써내면서 공모가를 낮춰야 상장이 가능해졌고 유니슨캐피탈은 투자금 대비 손실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예상 손실 규모는 1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유니슨캐피탈은 사전동의권을 이용해 오아시스의 상장을 막았다. 사전동의권이란 창업자가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투자자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투자자 권리 중 하나이다. 올해 1월 오아시스의 이사회에서 유니슨캐피탈은 9명의 이사 중 유일하게 반대 의사를 제시했다. 의사회 다수가 찬성을 하더라도 사전동의권으로 반대하게 되면 상장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오아시스는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 투자금 맞추려다 공모가 높아진 나라셀라…결국 '디벨류에이션'

시장에 유동성이 마르면 기업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스타트업 투자금 대비 상장 공모가가 낮아지기도 한다. 수입 와인 유통회사인 나라셀라는 고평가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나라셀라는 기존 2만 2천원~2만 6천원으로 공모가 밴드를 제시했으나 피어밴드에 'LVMH 모에 헤네시 루이비통'이 포함되면서 고밸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하루 앞두고 나라셀라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했고 공모가밴드를 2만원~2만 4천원으로 낮춰 잡았다. 기관 수요예측 이후 나라셀라의 공모가는 2만원으로 결정됐다.

나라셀라가 무리하게 공모가를 높여 잡은 이유로는 나라셀라의 투자 유치 당시 주당 가격이 꼽힌다. 나라셀라가 프리IPO로 에이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5월 에이벤처스가 주당 2만 2천원으로 투자했고 현재 나라셀라의 지분 24.85%를 가지고 있는 2대주주에 등극했다. 결국 에이벤처스는 투자 금액보다 낮은 나라셀라의 공모가 2만원에 IPO 하게 된 것이다.

나라셀라가 오아시스와 다르게 공모가를 낮춰서라도 상장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에이벤처스가 나라셀라의 상장 이후 주가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에이벤처스는 투자금보다 낮은 공모가를 허용한 디밸류에이션을 허용했고 공모 이후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해 1~6개월 간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공모 후 에이벤처스의 보유 지분율은 19.92%로 10.66%에 대해서는 1개월, 3.14%에 대해서는 3개월, 1.57%에 대해서는 6개월 보호예수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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