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댐 붕괴 '비상'…원전도 위기

입력 2023-06-0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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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 폭발의 배후를 아직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미국이 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이 사실상 러시아 소행으로 규정하며 규탄하고 있는 것과 미묘한 온도 차를 보여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정책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카호우카 댐 폭발의 배후와 관련, "우린 러시아가 댐 폭발에 책임이 있다는 보도를 평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자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러시아가 점령 중인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파괴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방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목적댐인 카호우카 댐은 저수량은 18㎦로, 한국 충주호의 6.7배 규모다.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이 이 댐에 저장된 물을 냉각수로 쓰고 있는 핵심 기반 시설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번 사태가 원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상황이다.

커비 조정관은 폭발 당시 댐을 러시아군이 불법적으로 점거·통제하고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지만, 폭발이 의도적으로 발생했는지 판단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그 댐은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전력 공급에 도움을 주기에 생명에 대한 손실 외에도 우크라이나 에너지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폭발로 인한 대규모 홍수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천 명이 대피했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미국이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서 인도주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댐 파괴가 전쟁범죄인지에 대해선 "국제법은 민간 인프라 파괴를 금지하고 있다"고 답했고, 갑자기 불거진 폭발이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반격에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엔 "그럴 가능성을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폭발에 대해 즉각 보고받았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번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테러로 규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잔인무도한 행위라고 비난했고, 샤를 미셸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러시아의 전쟁범죄라고 규탄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의한 테러 공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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