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연녀 최승희 만나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명세빈 “절대적인 악역처럼 보여도 된다고 생각하며 연기”(‘닥터 차정숙’)

입력 2023-06-07 07:50  



베테랑 배우 명세빈이 지난 4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통해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캐릭터로 또 한 번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명세빈은 아직도 새로운 캐릭터에 목마르다. ‘닥터 차정숙’이 명세빈에게 각별한 의미로 남은 것도 그래서다.

“저도 청순가련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제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처음에 만들어진 이미지를 조금 타파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거든요. 기회가 왔고, 새로운 캐릭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청자분들이 예전에 제가 20대 때 저를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그런 느낌을 최근 받고 있어요. 굉장히 재미있고 기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명세빈은 재벌가의 딸이자 가정의학과 교수 최승희 역을 맡았다. 차정숙(엄정화)의 남편 서인호(김병철)와 오랜 불륜 끝에 딸까지 낳은 캐릭터다.

“절대적인 악역처럼 보여도 된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최승희 같은 사람이 현실에 있을 수도 있지 않나’라는 관점에서 시작했죠. 누구나 상처는 있다고 생각을 해요. 감당을 할 수 없는 게 상처죠.”



최승희는 김병철에게 이혼을 종용하며 가정의 평화를 위협하는 막장 캐릭터이지만, 딸을 향한 모성애를 절절하게 표현해 시청자 사이에서 인기 캐릭터로 꼽히고 있다. 엄정화가 의대 시절 자신의 남자친구였던 김병철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사랑을 빼앗겼던 과거를 통해 시청자의 동정표까지 끌어냈다. 명세빈의 불륜녀는 그저 분노만 유발하는 게 아닌, 어쩐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저희 드라마의 매력인 듯해요. 승희를 일차원적으로 미워하시기보다는 공감도 해주시니 연기한 입장에서는 감사할 따름이죠. 어떻게 보면 승희도 인호가 첫사랑이고 상처를 받았던 사람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모두 합쳐져서 인호를 놓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요.”

‘닥터 차정숙’을 신인의 자세로 임했다는 명세빈은 엄정화, 김병철 등 동료 배우들에게 찾아가 조언을 듣기도 했다.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남다른 팀워크였다.

“호흡과 팀워크가 너무 좋았어요. 저는 늦게 합류했어요. 다른 배우들은 이미 꽤 오래 전부터 대본을 연구하고 계셨죠. 뒤늦게 제가 와서 '드디어 촬영 나갈 수 있다'는 분위기여서 저도 거기에 맞게 모든 걸 준비해서 나가야 해서 급했어요. (엄)정화 언니가 ‘나는 진심으로 하려고 애를 쓰고 싶다. 애를 쓰고 싶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머리가 좋으신 거 같아요. 대사가 정말 많아요. 장면도 많고. 감정을 연결하는 것도 그렇고. 감정을 실어서 하다 보면 잊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도 없이 감정이 드러나는 게 정말 이래서 '엄정화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김)병철 오빠는 연기를 정말 잘하시는 거 같아요. 본인도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사실 나쁘게만 보이면 시청자들이 싫어했을 거 같아요. 그렇게 인호 역을 해석을 하는 게 재밌었어요. 많이 얘기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김미경 선배님, 박준금 선배님 등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 하나 그냥 대충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제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을 다들 응원해 주고. 정말 최선 다해서 자기 생각을 알려주더라고요.”



‘닥터 차정숙’은 최고 시청률 20%를 육박했다. JTBC 드라마 올해 최고 시청률이자 역대 시청률 4위 기록을 쓰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저도 이렇게까지 반응이 있을 줄 몰랐어요.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신기했어요. 작품이 갖고 있는 유쾌한 분위기를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이 다양하게 해석해 주시는 것도 재미있어요. 캐릭터들의 서사도 입체적이고, 진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줘서가 아닐까 싶네요.”

명세빈은 1990년대 다양한 드라마와 CF에서 단아한 이미지를 그리며 첫사랑 아이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닥터 차정숙’을 만나기 전에도 주로 지고지순하고 청순한 캐릭터를 맡아 왔다.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면이 있지 않나요. 그걸 다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어떤 분이 ‘네가 최승희 역할을 해서 더 전달감이 좋았고, 진정성이 있었다’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스스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닥터 차정숙’이라는 좋은 드라마를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명세빈은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명세빈은 지금도 새로운 역할을 갈망하고 있다.

“살면서 힘든 것들이 실패가 아니라는 거, 성장할 수 있고 후반의 인생을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배우로서 끝없는 성장을 하고 싶어요.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해 속상하죠.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아쉬움이 열심히 하는 동력도 되는 것 같아요. ‘다작은 아니지만 열심히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믹 연기도 다시 해보고 싶고, 조금 더 강한 복수를 하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깊이 있는 중년의 로맨스도 해보고 싶고요. 아직 작품 계획은 없어요, 예능에 출연할 것 같아요. 예능을 어디까지 해야 할지 어려워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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