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늘자 경상수지 '한달 만에' 적자로…한은 "5월부턴 흑자 흐름"

전민정 기자

입력 2023-06-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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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상수지 -7.9억달러…배당소득 -5.5억달러, 서비스수지 -12.1억달러
상품수지 7개월 만에 5.8억달러 흑자


지난 4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의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과 해외여행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그동안 적자를 내왔던 상품수지는 7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국은행은 5월부터는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1년 전과 비교해 9억2천만달러 줄면서 7억9천만달러(약 1조원) 적자로 집계됐다.

앞서 11년 만의 2개월 연속 적자(1월 -42억1천만달러·2월 -5억2천만달러) 이후 3월(1억6천만달러) 힘겹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러한 기조는 이어지지 못했다.

우선 4월 본원소득수지는 3월 36억5천만달러 흑자에서 4월 9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에 대한 배당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한 달 새 31억5천만달러 흑자에서 5억5천만달러 적자로 37억달러 급감한 영향이 컸다.

통상 4월은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 지급이 몰리면서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를 나타낸다.

서비스수지도 12억1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3억8천만달러 흑자에서 1년 새 수지가 15억9천만달러 감소했다. 다만 적자 폭은 3월(19억달러)보다 다소 줄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해외여행이 크게 늘며 여행수지(-5억달러)는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적자 폭은 3월(-7억4천만달러)보다 줄었는데, 3월보다 4월 출국자가 2만5천명 늘었지만, 입국자는 8만8천명 더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서비스 수지 중 운송수지는 3월 적자(-2천만달러)에서 벗어나 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경상수지 적자의 원인이었던 상품수지(수출과 수입의 격차)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4월 상품수지는 5억8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수출(491억1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16.8%(99억3천만달러) 줄면서 8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통관 기준 -40.5%), 석유제품(-27.4%), 철강제품(-15.7%), 화학공업 제품(-12.8%)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9.1%), 중국(-26.5%), 일본(-21.1%), 미국(-4.4%)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0.9% 늘었다.

수입(485억3천만달러)도 13.2%(73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1년 전보다 20.5%나 줄었다. 원자재 중 석유제품, 원유, 석탄, 가스 감소율이 각 39.7%, 30.1%, 21.3%, 15.5%에 이르렀다.

가전제품(-18.8%), 곡물(-16.8%) 등 소비재(-6.7%)와 반도체(-15.7%) 등 자본재(-3.4%) 수입도 축소됐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월 중 48억2천만달러 줄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9억8천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7억4천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각 17억5천만달러, 53억8천만달러 증가했다.

4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에도 한은은 5월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세 지속과 반도체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4월 수지에 대해 "4월은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큰 폭의 본원소득 수지 적자가 나타나는 시기지만, 올해 4월 적자 규모(9천만달러)는 직전 8개년도 평균(36억9천만달러)보다 크게 축소돼 적자라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이 부장은 앞으로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해선 "5월 통관기준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4월보다 5월에 축소됐고, 5월의 경우 일반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도 줄어 본원소득 수지가 흑자를 내는 만큼 5월에도 경상수지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지난달 1일 평균 수출액(조업일수 영향 배제)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24억달러대를 회복한 점, 반도체 수출 물량의 감소율(전년 동월 대비)이 최근 0.3% 정도까지 낮아진 점 등을 들었다.

그는 "경상수지 개선세가 상품수지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회복해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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