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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늦게 받는데' 괜찮나요 [이민재의 쩐널리즘]

이민재 기자

입력 2023-06-10 07:00  

연금 수급·퇴직 시기 간극에 막막
연금 공백기, 근로소득 늘려 대응

부분연금제도 등 제도 개선 필요
개인들 사적 연금 적극 활용해야

'돈'에 대한 이모저모 '쩐널리즘' <금융편>


"퇴직은 했지만 국민연금을 받지 못해, 소득 공백기가 생길까 무섭습니다."

퇴직을 준비 중인 한 직장인의 말이다.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지난 2013년부터 5년에 1세씩 늦어지고 있다. 오는 2033년부터는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은 65세가 된다. 이런 변화에 퇴직을 했음에도 연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 공백기'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길어지는 연금 공백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은 국민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서도 "연금 공백기 동안 소득 보완이 불충분한 경우, 장년층의 빈곤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연금 공백기 더 길어진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을 2035년 이후 65세에서 67세로 올릴 것을 권고했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국민연금 소진 시점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법적 최소보장 정년은 지난 2016년부터 60세로 고정돼 있다. 실제 퇴직 연령은 평균 50대 초중반으로 정년 보다 더 낮다. 연금 공백기가 점차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른 나라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2020년 기준 OECD 평균 연금 수령 시작 나이는 64.2세로 국내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덴마크는 오는 2030년부터 2060년까지 기대 수명을 반영해 연금 수령 시작 나이를 68세에서 74세로 상향 조정한다. 프랑스는 정년 및 연금 납입기간을 늘려 연금 지금시기를 늦추는 개혁안을 진통 끝에 통과시켰다.



▷ 공백에 긴 가난 불안하다

이렇다 보니 연금 공백이 빈곤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연금 수령 시작 나이를 65세에서 66세로 높이는 과정에서 빈곤률이 14%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는 저소득 계층이 연금 공백기에 실업 수당 등 사회 복지 제도에 의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연금개혁에 따라 1969년생 이후는 65세부터 감액없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의 빈곤률에 대해 정부는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 근로소득 있어 아직 괜찮다

KDI는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1957년생과 1956년생 가구주의 61세 시점 가구 소득과 소비 지출을 분석했다. 1957년생부터 연금 수급 시점이 61세에서 62세로 높아지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결과에 따르면 1957년생 연금 소득은 1956년생과 비교해 223만원 줄었다. 하지만 근로소득은 513만원 늘었다. 근로 소득으로 연금 공백을 충당한 것이다. 소비 지출 연간 감소폭은 19만원 줄었지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KDI는 연금 수급자들이 근로소득을 늘려 공백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래도 연금 공백 막막하다

하지만 더 다양한 연금 수급자를 분석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길 경우, 의료비가 늘어 연금 공백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KDI는 이를 고려해 크게 두 가지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먼저, 중고령층의 고용 연장을 유도하기 위해 재취업 지원 서비스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연금 공백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부분연금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분연금제도는 기본연금액 일부를 조기에 수급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독일과 핀란드 등이 해당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KDI 측은 "장년층이 은퇴 시기까지 점진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여 나가거나 혹은 가교직업으로 이동할 때 부족해지는 근로 소득을 보충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며 "부분연금제도와 연계한 점진적 퇴직제도를 장려해 장기근로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제도 개선만 기다릴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개인적으로도 연금 공백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조기노령연금'이다. 수급 시점을 최장 5년 앞당기는 방식이다. 다만, 주의해야할 점은 있다. 소득이 국민연금 가입자 월 기준 평균 소득액보다 낮아야 한다. 노령 연금 개시를 1년씩 앞당길수록 기본연금액이 6%포인트씩 줄어드는 점 역시 살펴야 한다.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는데, 보유주택 공시가격, 연령 기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또 사적연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금저축과 IRP(개인형퇴직연금)를 비롯해 퇴직연금에서 직접 투자가 가능한 채권과 채권펀드, 배당주 펀드 및 ETF(상장지수펀드), 리츠(부동산 간접투자기구) 등에 투자하는 연금 자산배분 등이 부각된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일정 금액을 연금계좌에 정기적으로 자동 이체하는 연금 강제저축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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