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구입하면 안전운전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던 우리나라의 풍습이 최근 간소화하거나 사라져가는 추세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가 재미있는 안내사항을 발표했다.
10일 삼성화재 다이렉트에 따르면 최근 고사의 준비 과정이나 절차가 복잡하다며 고사 자체를 지내지 않거나 방식이 간소화돼 고사상에 오르는 진짜 돼지머리는 사라져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고사를 지낼 때는 돼지머리, 북어, 명주 실타래, 시루떡, 삼색나물, 계란, 과일, 막걸리, 양초, 소금 등 10여가지의 준비물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가장 골치 아픈 준비물이 돼지머리다. 구하기도 어렵고 뒤처리도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진짜 돼지머리 대신 돼지 저금통을 사용하거나, 태블릿PC 또는 휴대전화에 돼지머리 이미지를 띄워 고사를 지내는 방식이 늘고 있다.
북어의 경우도 냄새 때문에 가죽이나 나무 등으로 만든 가짜 북어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 북어를 사용하면 고양이나 쥐가 꼬여 오히려 자동차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사 때문에 양초를 구입하기엔 실용성도 없고 화재 위험도 있어 요새는 LED 양초까지 등장했다.
자동차 고사를 지내는 방식은 먼저 차의 전조등을 켠 뒤 모든 문과 트렁크, 보닛까지 활짝 열어준다. 그런 다음 상 위에 돼지머리와 북어, 명주 실타래 등을 올려준다. 이후 자동차 바퀴에 준비한 막걸리를 뿌려주고 바퀴 앞쪽에 계란을 놓고 차를 이동시켜 계란을 깬다. 이후 북어에 명주 실타래를 감아 차량 내부에 넣어놓으면 고사가 끝난다.
삼성화재는 "막걸리를 과하게 자동차 브레이크나 디스크 쪽에 뿌리게 되면 부식될 수 있어 막걸리는 무조건 바퀴에만 뿌려야 한다"면서 "타이어로 계란을 깨는 행위는 일종의 액땜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동차 고사를 지낸다.
일본에서는 사찰에서 자동차 고사를 지낸다. 자동차 대리점 직원이 차량 전달식과 함께 차량 구입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고 승려는 안전운전을 기원하는 덕담과 함께 사케(일본 전통주)를 차량 바퀴에 골고루 뿌리는 방식이다.
미국 동부권에서는 자동차를 구매한 뒤 대시보드 위에 동전을 올려두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차를 구입한 운전자의 가족이 자동차 바닥에 동전을 던지는 의식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화재)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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