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노리는 韓 경제?…'경기 저점' 지표 늘었다

전민정 기자

입력 2023-06-12 19:04   수정 2023-06-1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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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한국 수출이 이달 들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입니다.

    경상수지 적자 폭도 줄면서 경기가 바닥을 찍고 하반기엔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와 국제 에너지 가격 등 수출 반등까지는 변수가 많아, 정부 기대대로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을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우세합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은 1년 전보다 1.2% 늘어 깜짝 반등했습니다.

    반도체 경기 부진 속에서도 자동차·선박 수출이 선방한 덕분인데,

    매달 1~10일 기준 수출액이 플러스를 기록한 건, 지난 2월(11.6%) 이후 4개월 만입니다.

    8개월간 뒷걸음질치던 수출이 소폭이지만 증가세로 돌아서고, 무역수지도 적자 규모가 줄면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물가와 소비까지, 각종 경제지표가 아직 눈에 띄게 좋아진 건 아니지만 경기 반등의 청신호가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정규철 / KDI 경제전망실장 :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고 있고 저점 부근에 있다는 판단입니다. (매월 1~10일까지) 수출 감소폭이 10% 정도였는데 이달엔 그것보다는 더 낮은 숫자 -6%라는 것도 (경기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지표입니다.]


    한국은행 역시 5월부턴 경상수지가 흑자 흐름이 이어갈 것이란 관측을 내놓으며 정부의 올해 '상저하고' 경기개선 전망에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정부 측 기대와는 달리 민간 연구기관들은 국내 경기가 저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경기 반등까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뚜렷하지 않아 수출이 호전되고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에너지 가격도 겨울을 앞둔 하반기엔 다시 폭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다시 물가와 경상수지의 발목을 잡을 지 모릅니다.

    [조영무 /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 무역수지의 다소 개선되는 흐름은 수출의 완연한 회복세 때문이라기보단 수입이 줄어들어서 생기는 불황형 흑자 내지는 불황형 수지 개선의 영향이기 때문에 아직은 하반기가 돼도 경기가 크게 나아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경기가 저점을 형성하더라도 계속 L자형으로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는 사례들도 꽤 있거든요.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하반기 경기회복은 아직 불확실성이 많은 것 같아요.]

    경기가 저점에 가까워졌더라도 문제는 반등 시점과 회복 속도.

    전문가들은 내년 중반 이후에 경제가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더라도 경기 반등의 정도는 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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