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 '버드 라이트'가 성소수자 협찬으로 인한 보수 지지층의 불매운동 여파로 20년 만에 2위 자리로 밀려났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버드라이트의 맥주 점유율은 올해 1월말 10.3%에서 이달 3일 7.3%까지 하락했다.
이는 범프 윌리엄스 컨설팅이 닐슨IQ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데이터로 같은기간 멕시코 맥주인 모델로 스페셜이 점유율 7.5%에서 8.4%까지 증가해 맥주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버드 라이트는 이번 사태 이전까지 버드와이저를 넘어선 200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월간 기준 20여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온 브랜드다.
그러나 지난 4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틱톡 인플루언서 딜란 멀베이니(Dylan Mulvaney)가 버드 라이트로부터 그를 모델로 한 캔 맥주를 선물받은 사실을 공개한 뒤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다.
CBS는 존 프리고 베스트프라이스 뉴트리션의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의 발언을 인용해 "대다수의 소비자는 브랜드가 자신에 대해 설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보수 성향 소비자들의 격앙된 반응을 전했다.
브렌든 휘트워스 AB인베브 북미부문 최고경영자가 같은 달 성명문을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보수 성향 소비자들이 한때 본사 건물에 테러위협을 하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버드 라이트는 인플루언서 한 명에게 보낸 단순 해프닝이라는 입장과 함께 미국의 광활한 대지를 질주하는 말, 국기 등 상징적 이미지를 내세운 새 광고를 런칭하는 등 이미지 회복에 애를 쓰고 있다.
그런 조치에도 버드 라이트의 매출은 지난 5월 급격히 하락해 이달 3일까지 주간 기준으로 1년 만에 24%나 줄었고, 해당 사건 여파로 버드 라이트 제조사인 AB인베브의 주가는 올들어 8% 가량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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