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의 마법?'…엇갈린 시장 평가

박승완 기자

입력 2023-06-16 19:15   수정 2023-06-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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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적분할 뒤 엇갈린 주가
    <앵커>

    상장사가 자사주를 사들인다는 것은 보통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증시의 대표적인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금융당국이 제도 손질에 나섰는데, 경영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창사 70년을 앞두고 간판을 바꿔 단 동국홀딩스(옛 동국제강)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거래에 나선 분할 기업 동국제강과 동국씨엠도 각각 26%, 2% 오르며 장을 마쳤습니다.

    앞서 인적분할을 결정한 이수화학과 이수스페셜티케미칼 역시 거래 재개 당일 상한가로 직행했습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은 쏟아지는 투심에 보름 만에 주가가 5배 넘게 뛰었습니다.

    비슷한 시점에 분리 상장된 OCI홀딩스와 OCI는 대조적인 분위기입니다.

    뚜렷한 사업 목표보다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시도라는 판단이 부각된 점이 주가 방향을 가른 겁니다.

    국내 증시에서 자사주가 주주 환원 보다 대주주 배불리기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자사주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인데, 취득과 처분 목적에 대한 공시를 자세히 하도록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실제로 2016년 이후 발표된 자사주 취득과 관련한 공시를 확인해 보면 취득 목적을 '이익 소각'이나 '소각 예정'으로 제시한 경우는 코스피 11%(463건 중 53개사), 코스닥은 4%(539건 중 21건)를 밑돕니다.

    다만 자사주가 사실상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만큼 섣부른 제도 개선은 적대적M&A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우려입니다.

    주주 이익 보호와 기업들의 경영 상황을 두루 살펴봐야 하는 데다 법령 개정 등 정치권의 합의도 필요해 금융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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