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겼던 원팀 코리아…다시 중동·유럽으로

전효성 기자

입력 2023-06-21 18:55   수정 2023-06-2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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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시장에서 'K-건설'이 다시 시동을 걸고 나서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와 건설사들은 '원팀 코리아'를 꾸려 민관 합동 수주에 나섰지만 두드러진 성과가 없어 체면을 구긴 바 있습니다.

    제2의 중동붐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구상이 이번엔 제대로 이뤄질 지, 부동산부 전효성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원팀 코리아, 이름만 들어서는 국가대표처럼 들리는데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가요?

    <기자>
    '원팀 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수주 활동을 계기로 꾸려진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입니다.

    국토부가 주도하고 공공기관, 협회, 건설업체, IT기업까지 6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단장은 원희룡 장관이 맡고 있죠.

    지금까지의 해외건설은 개별 건설사가 각 국가에 진출해 사업을 따내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습니다.

    문제는 어렵게 따낸 수주건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유가가 하락하면 사업비를 떼이는 등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원팀 코리아는 정부와 공공기관, 다수의 관계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단순 시공을 넘어 건설, ICT, 스마트 시티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겁니다.

    또, 적자 수주나 사업비 미회수 같은 리스크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구상이죠.

    원팀코리아는 현재 중동지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지난 2017년 8개 국가를 '중점 협력국가'로 선정했는데 여기에 우리나라도 포함이 돼 있어 수주에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앵커>
    원팀 코리아를 통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데, 지금까지의 성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원팀 코리아, 포부는 원대했지만 아직까지의 성과는 아쉽다는 평가입니다.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87억 3천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3.8% 감소했습니다.

    국토부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를 350달러로 잡았는데,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1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됐던 카타르 LNG 사업에서 현대건설이 수주에 실패한 게 뼈아팠습니다.

    다만, 하반기에 굵직한 수주건이 다수 남아 있어 기대를 꺾기는 이르고, 겉으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먼저, 사우디가 주력하고 있는 '네옴' 프로젝트와 관련한 전시회(네옴 전시회)가 다음달 서울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네옴 전시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이는 지난 4월 원희룡 장관이 나드미 네옴CEO와의 면담 끝에 얻어낸 성과였습니다.

    사우디와의 협력이 점차 긴밀해지는 만큼, 향후 네옴시티를 비롯한 사업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연결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이라크와의 공동위원회가 6년만에 재개된 것도 대표적 사례인데요, 향후 이라크 재건 사업이 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그 포석을 놨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이라크의 인프라 건설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돼서 양국 관계에 큰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6년만에 재개되는 이번 회의에서도 인프라, 금융, 에너지를 비롯해서 보건, 노동, 교육, 문화, 체육까지 다양한 의제가 논의될 예정입니다.]

    <앵커>
    이번에 원팀 코리아는 다시 사우디로 향하지 않습니까, 기대되는 성과가 있을까요?

    <기자>
    원희룡 장관을 비롯한 수주 지원단은 21일부터 25일까지 일정으로 사우디에 갈 예정입니다.

    원 장관이 사우디로 가는건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그리고 지금까지 3번째입니다.

    이번에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인데요, 건설업계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 계약 금액은 50억달러(6조원)로 추산되는데, 이를 기점으로 하반기 해외건설 수주가 살아날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드린대로 플랜트·건설 외에 다른 분야의 해외사업 추진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요,

    이번 출장에 동행하는 충전시설 제조업체 대영채비는 사우디 충전회사 icharge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협약이 예정돼 있습니다.

    IT기업인 네이버도 동행해 사우디 정부와 디지털전환과 관련한 후속 사업을 논의할 계획이고요.

    과거 1970년대 중동붐이 건설사업 수주에 집중했다면, 두번째 중동붐은 건설과 IT, 첨단산업을 아우르는 수주 전략으로 읽히는 부분입니다.

    <앵커>
    제2의 중동붐이 가능하려면 유가나 글로벌 경기 상황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글로벌 경기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데, 중동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위기감이 커지는 글로벌 경기에 비해 중동지역 경기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입니다.

    해외건설협회는 향후 발주가 많이 늘어날 지역으로 중남미(+8.2%)를 꼽았는데, 중동(+8.0%)지역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지역은 친환경과 스마트 시티 등 사업 단가가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우리 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통상 유가가 60달러 이상이면 중동지역 사업 발주가 크게 늘어나는 편인데, 70달러 이상 고유가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점도 유리한 부분입니다.

    업계에서는 사우디 자푸라2 프로젝트, UAE 루와이스LNG 등 굵직한 사업이 하반기에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원팀 코리아의 행보가 향후 조 단위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최근 폴란드에서도 수주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폴란드는 신공항과 주요 거점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연결 사업을 추진중입니다.

    여기에 도화엔지니어링과 국가철도공단 등이 참여하는데, 카토비체와 오스트라바 구간(96㎞) 수주가 오늘 결정됐습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인접하고 있어 철도망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높습니다.

    이번 철도 사업 수주를 계기로 폴란드를 통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우리 기업이 대거 참여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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