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미국 증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월가 쪽집게'로 불리는 마이크 윌슨 모간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증시 약세론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윌슨은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엄청난 상승랠리도 결국 꺾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마이크 윌슨 CIO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증시 상승세가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증시 상승랠리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상승장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투자자들의 '포모(FOMO)' 현상 때문"이라며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실적 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증시가 가파른 속도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올해 S&P500 지수가 뜻밖의 급등세를 보여 모간스탠리의 기업수익 예측 모델에 오류가 있는지 검토해봤지만 문제가 전혀 없었다"면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4개월 안에 기업들의 매출이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마이크 윌슨은 최근 월가에서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도 증시 하락세를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간스탠리 역시 다른 투자은행들처럼 AI 기술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오히려 AI 기술이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의 비용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빅테크뿐만 아니라 소형주, 은행주 등이 반등하며 증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기업들의 실적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를 경우 AI 열풍도 증시를 더 이상 견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모간스탠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미국 증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미국 증시 상승랠리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S&P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4,000에서 4,500까지 상향시켰고, CFRA와 BMO, 도이치방크도 각각 4,575, 4,550, 4,500으로 제시한 상태다.
반면 마이크 윌슨 CIO는 올해 S&P500 지수 목표가를 3,900으로 유지하며 증시 약세론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7% 하락한 4,388.71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CNBC)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