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한 50대 환자는 '저체중' 경계"…날씬해도 문제

김수진 기자

입력 2023-06-22 11:38   수정 2023-06-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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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I-섬망 연관성 최초 연구
왼쪽부터 오주영 교수, 고유진 강사

저체중의 고령 환자는 '섬망'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섬망은 정신 능력에 장애가 생겨 의식·인지 기능이 급격히 변하는 상태다. 현재 장소나 시간을 모르고, 사람을 못 알아보거나 간단한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수술이나 사고 등 큰 일을 겪은 중환자에게 흔히(3명 중 1명) 발견된다. 일시적으로 생겼다 사라지기도 하나, 중환자에게서 섬망은 사망률이나 장기 입원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오주영 교수·고유진 강사는 대규모 중환자 집단에서 체질량지수(BMI,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섬망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자는 2013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50세 이상 5,622명 환자였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영양실조와 근감소증이 섬망 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와 관련된 지표인 BMI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대상자를 저체중, 정상, 과체중, 비만 집단으로 나눠 살핀 결과, 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 환자의 섬망 발생률은 정상체중(BMI 18.5-25) 환자들보다 1.5배 이상 높았다. (p<0.02) 반면 과체중과 비만 상태는 섬망 발생률과 큰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총 환자의 섬망 발생율은 19%(1,069명)였다.

오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환자실 환자에서 체중과 섬망 발생 간 관련성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며 “낮은 BMI를 보이는 저체중 환자들에서 섬망 발생이 높게 나타난 점은 중환자에서 체중을 관리하고 저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섬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과체중과 비만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대이기에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만, 노인층에 있어서, 특히 중환자의 경우에는 저체중 또한 위험한 문제가 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노인학 국제 학술지인 ‘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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