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회의 또 파행...'근로자위원 추천 거부'에 노동계 전원퇴장

전민정 기자

입력 2023-06-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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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노동탄압으로 최저임금위 참석 어려워"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비롯한 근로자위원들이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퇴장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도중 근로자위원들이 정부가 노동계를 탄압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전원 퇴장했다.

지난 3월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 이후 두 번째 파행이다.

최임위는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근로자위원들이 모두발언을 마친 뒤 퇴장하면서 회의가 종료됐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고용노동부가 어제 김준영 근로자위원을 대신할 신규위원 추천과 관련해 한국노총이 재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위촉을 또다시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최대한 협조하며 대화를 통한 절차에 정당성 있게 응했음에도 온당치 못한 이유와 비상식적인 노동부 행태 앞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될 때 흉기를 휘둘러 진압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에서 해촉해달라고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이에 한국노총은 지난 23일 윤 대통령 재가로 공석이 된 근로자위원 자리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다.

그러나 고용부는 전날 한국노총에 공문을 보내 "해촉된 위원과 공동불법행위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제청하기 적합하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에 "대단히 무례하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신규위원으로의 위촉을 또다시 거부했다"며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관계부처와 관계자에 대해 추후 엄중한 책임을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류 사무총장은 현장에서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는 회의 참석이 어렵다"라며 "최저임금위 참석에 대해 앞으로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하며 퇴장했다.

그는 또 "노동 탄압 국면 속에서 법정구속 상태인 김 사무처장의 불리한 여건을 악용해 강제 해촉한 것은 떳떳하지 못한 처사"라며 "어떤 외부 요인에도 지켜져야 할 최저임금위의 독립성, 자율성 공정성이 무너졌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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