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속에 대마가...전자담배로 2천번 투약 가능한 양

입력 2023-06-28 18:54   수정 2023-06-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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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 층 대상 유통 신종 마약


지난 5월 부산 사상구 한 아파트에서는 울산 남부경찰서 소속 형사가 양쪽 손목에 수갑을 찬 남성을 옆에 앉혀두고 흙을 파내고 있었다.

사진과 비교하며 화단 여기저기를 파던 형사는 이윽고 "여기 있다"며 땅속 깊숙이 묻혀 있던 작은 초록색 풍선을 발견했다.

땅속에서 나온 이 수상한 풍선 안에는 신종 마약인 합성대마 10mL가 용기에 담겨 들어 있었다.

전자담배에 넣어서 사용하면 2천번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수갑을 찬 남성은 경찰에 붙잡힌 합성대마 유통책으로, 거래를 위해 마약을 풍선에 넣어 땅속에 숨겨놓은 것이다.

이처럼 마약을 땅속에 숨겨놓은 것은 유통책이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명 '던지기' 수법 중 하나다.

28일 울산 남부서는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에서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며 마약을 판매한 일당과 투약자 등 55명을 검거해 4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유통책과 투약자들이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95g, 신종 마약 670mL를 압수했다.

구속된 5명은 합성대마를 판매한 유통책들이다.

합성대마는 최근 20∼30대 비교적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신종 마약이다.

검거된 유통책 5명 중에서도 4명이 20∼30대, 나머지 1명은 10대로 50대가 가장 많은 필로폰 유통·투약자들보다는 나이대가 대체로 젊었다.

유통책들은 텔레그램 등 메신저 앱을 통해 투약자들과 거래를 체결하고, 매수 대금을 현금이나 가상화폐 등으로 지급받았다.

이들은 투약자들에게 직접 마약을 건네주는 대신 사진을 보내 자신들이 어딘가에 숨겨놓은 마약을 찾아가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를 던지기 수법이라고 한다.

마약을 숨겨놓은 곳은 다양했다.

폐쇄회로(CC)TV가 없는 건물 우편함이나 단자함, 주차장, 화단, 실외기 등이 이용됐다.

특히 CCTV에 찍혀도 데이터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점을 노려 거래 몇 달 전부터 미리 마약을 숨겨놓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텔레그램을 이용하는 데다 마약 전달 방식까지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는 탓에 신종 마약 유통책들은 추적하기가 사실상 매우 어렵다고 경찰은 설명한다.

이와 비교해 필로폰의 경우 주로 아는 사람이나 거래한 적이 있는 사람 위주로 알음알음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인적이 없는 차량 내부나 숙박업소 등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윗선으로 갈수록 필로폰도 신종 마약과 마찬가지로 던지기 수법이 사용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서는 지난해 7월 필로폰을 투약한 가정주부가 112에 신고해 "더 이상 마약을 하지 않고 싶다"고 자수한 것을 계기로 필로폰 구매 경로 등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울산 남부경찰서 제공)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jh198882@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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