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SM도 '글쎄'..."카카오 보고서 안 내요"

박해린 기자

입력 2023-07-04 13:33   수정 2023-07-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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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기자들이 기업과 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취재현장 시간입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애플이 최근 사상 처음으로 시가 총액 3조 달러에 이르며 축포를 터뜨렸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 빅테크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죠.

    특히 카카오의 주가 하락이 심한데, 얼마나 빠진 겁니까?

    <기자>
    네, 카카오의 주가는 2년 전과 비교해 70% 가량 급락했습니다.

    국내 빅테크 투톱인 네이버와 비교해도 주가 하락세가 가파르죠.

    주가 하락을 주도하는 건 외국인입니다.

    어제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다보니 외국인들의 자금이 반짝 들어오긴 했지만

    외인은 지난달 13일부터 카카오에서 15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을 뺐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인 지분율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앵커>
    이렇게까지 외국인이 떠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대표적인 성장주인데, 더이상 성장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카카오가 지금 가장 공 들이고 있는 생성형 AI, 계속해서 공개 시점이 밀리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코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코GPT2.0을 당초 올해 상반기 공개하기로 했었다가 하반기로 밀렸는데,

    지금 상황으로 봐선 이르면 연말께나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지 생성 AI인 칼로 2.0 또한 원래는 5월 출시 예정이었는데, 6월로 밀리더니 이마저도 또 3분기로 연기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전세계 투자자를 사로잡을 동안 카카오는 생성형AI 열풍에 전혀 올라타지 못한 거죠.

    <앵커>
    왜 이렇게 계속 밀리는 겁니까?

    <기자>
    카카오 측에선 엄밀히 말하면 연기는 아니다, 목표였으나 고도화를 위해 이를 수정한거다, 이런 아리송한 대답을 내놨습니다.

    그렇다면 고도화가 얼마나 이뤄질지 기대감이 더 높아질텐데, 경쟁력에서도 의문이 듭니다.

    카카오 측은 그간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줄곧 "기술력에선 뒤떨어질 수 있으나 한국어 특화 능력에 대해선 강점이 있다", 이렇게 말해왔는데 현재 네이버나 구글보다 보유한 한국어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적어 AI의 한국어 역량 강화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국산AI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국내 인공지능 분야 100여개 기업들이 힘을 모아 '초거대AI추진협의회'를 만들었는데,

    이 협의체에 카카오는 참여하지 않았고,

    회장사에 네이버클라우드와 LG AI연구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번 불참으로 카카오가 AI산업 주도권 경쟁에서 더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입니다.

    <앵커>
    박 기자, 그래도 지난번에 큰 돈주고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가 있지 않습니까.

    카카오의 또다른 성장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 점도 물음표입니다.

    카카오가 올 1분기말 SM엔터를 인수했죠.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된 SM엔터의 실적은 올 2분기부터 카카오 실적에 100% 반영되는데요.

    보시다시피 카카오의 실적에 기여할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익이 잘 나오면 300억~400억정도 나오는 회사를 1조4천억원에 사들였으니, 너무 비싸게 산 것 아니냐는 우려에 더해 인수 이후 주가도 줄곧 내리막입니다.

    또 카카오엔터가 최근 '넥스트 챕터'라는 명목하에 경력 10년 이상 직원 대상의 이·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사실상 구조조정의 일환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즉, 돌파구로 삼았던 신산업과 콘텐츠 부문, 두 성장 동력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보니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지금까지는 성장 동력인 생성형 AI와 콘텐츠 분야를 봤는데 그렇다면 카카오의 본업은 어떻습니까?

    <기자>
    카카오의 본업은 카카오톡 이라는 플랫폼에서 나오는 광고죠.

    광고는 경기 침체로 광고주들이 예산을 삭감하면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통상 2분기와 연말이 광고 성수기로 꼽히는데 최근에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딱히 성수기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55%가량 빠진데 이어 증권가에선 2분기에도 전년비 16.5%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SM 실적을 더해도 전체 실적이 뒷걸음을 치고 있는 겁니다.

    1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40%가량 밑돌았으니, 실제 실적은 이보다 더 안좋을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내년을 기대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요새는 카카오에 대한 보고서도 찾아보기 힘들잖아요.

    지금은 보고서도 내놓을 분위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연말에 코GPT가 나오고, 카카오의 어떤 서비스들과 접목할 수 있는 지를 지켜봐야 하고,

    내년 경기 개선에 더해 카카오가 지금 하고 있는 비용 및 인력 효율화 작업이 효과를 내면 그 후에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본업도 신산업도 녹록치 않은 카카오군요. 산업부 박해린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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