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에서 기술주가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고집스럽게 약세 베팅을 고수하는 펀드가 있어 눈길을 끈다. 35억 유로(약 5조 원) 규모의 JP모건 글로벌 매크로 오퍼튜니티 펀드다.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이 펀드가 하락장에 베팅한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이 펀드를 공동 운용하는 슈레닉 샤 매니저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제조업 약세, 유동성 긴축, 대출 환경 악화 등이 모두 미국 경제의 위축을 가리키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낙관론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샤 매니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로 각국 증시와 경제가 버텨낼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미국 국채의 장단기 수익률 역전은 경기침체 전조의 확실한 신호로 여겨지는데, 이 또한 매니저의 전망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지표로 꼽힌다.
이 펀드는 지난 6주 동안 기술주 하락시 수익을 내는 파생상품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증시 약세에 베팅하는 동시에 상당 규모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상승장으로 인해 이 펀드는 지난 한 달간 7.3%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글로벌 주식 상승세를 전망하는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에도 잘 버텨내고,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실제로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지수는 1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나스닥 100지수는 무려 39%나 상승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니콜라 롤린슨 매크로 전략 수석 투자 스페셜리스트는 "지금 당장은 다소 고통스럽다"고 말했으나 경제의 실제 상황이 결국 발현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펀드는 글로벌 경제 동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에 폭넓게 투자해 현금을 보유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5월31일까지 10년간 연수익률이 3.6%를 기록한 데 비해 벤치마크의 연평균 수익률은 -0.2%였다.
샤 매니저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이 바뀌면 우리의 관점도 분명히 바뀔 것"이라며 테크와 산업, 은행 분야의 유동성과 2분기 실적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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