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매 금지 조치를 당한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시장 점유율을 채우지 않도록 금지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미국 전문가가 평가했다.
6일(현지시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틴 초르젬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마이크론 사태와 관련한 '백필'(backfill) 합의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필은 '빈자리를 채운다'는 의미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당한 마이크론이 잃을 시장 점유율을 한국 기업들이 가져가는 백필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국 정부가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초르젬파 선임연구원은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반도체는 기업이 직접 판매할 뿐 아니라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며, 현재 공급망 곳곳에 재고가 많이 쌓여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신규 주문이 일반적인 주문인지 아니면 마이크론이 가져갔을 몫인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신규 주문을 거부할 경우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봤다.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동참한 네덜란드 ASML의 경우 중국 외에도 제품을 받으려는 고객이 많아 매출 감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메모리반도체는 현재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또 메모리반도체는 재고가 넘치다가도 부족해지는 등 주기별로 업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시점의 매출을 기준으로 백필 금지에 합의할지 결정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또 마이크론과 한국 기업의 기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합의가 정부 단위에서 이뤄져야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담합 문제로 반독점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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