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은 직원 때문에...LH, 전세사기범 주택 대량 매입

입력 2023-07-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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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매입임대주택 업무를 담당했던 40대 남성이 브로커로부터 뒷돈을 받고 내부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LH는 이 직원의 주도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 혐의를 받는 이른바 '건축왕' 일당 소유 주택 165채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형사6부(손상욱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본부 소속이던 A(45)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또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브로커 대표 B(32)씨를 구속기소하고 C(29)씨 등 공범 3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매입임대주택 업무를 맡았던 A씨는 B씨에게 뒷돈을 받고 LH 인천본부의 감정평가 총괄자료를 16차례 제공했다. 이 자료는 임대주택 현황과 감정평가 결과 등이 담긴 보안 1등급 정보였다.

매입임대주택은 정부가 빌라나 오피스텔 등을 사들인 뒤 무주택 서민들에게 시세보다 싼값에 임대하는 사업이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이같은 내부 자료를 제공하는 대가로 B씨로부터 35회에 걸쳐 8천673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매입임대주택 현장실사와 서류심사, 심의 등을 총괄해 주택 매입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직원을 감시할 만한 내부 체계는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 일당은 미분양 주택을 신속하게 처분하려는 건축주들에게 A씨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29회에 걸쳐 99억4천만원 상당의 청탁·알선료를 수수하거나 약속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알선으로 LH 인천본부가 3천303억원을 들여 매입한 주택은 모두 1천800여채며, 이 중에는 미추홀구 전세사기 일당 소유의 미분양 주택 165채도 포함됐다.

A씨는 B씨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대여받아 편법으로 운영하는 공인중개법인에 1억1천90만원 상당의 중개수수료를 지급해 LH에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B씨는 범죄 수익을 유흥비와 고급 승용차 등 사치품 구매 등에 썼으며 부산에 있는 유흥주점 인수에도 사용했다.

A씨는 사건이 알려진 뒤 직위해제됐다가 징계위원회에서 파면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B씨가 부당하게 취득한 재산은 추징보전 청구를 통해 압류·보전 조치했다"며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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