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기도 한 삭센다와 오젬픽 등 비만 치료 주사제가 자살이나 자해 충동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돼 유럽연합(EU)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 BBC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은 최근 EU 회원국인 아이슬란드 당국으로부터 비만 치료 주사제를 사용한 뒤 자살·자해 충동을 느낀 사례 3건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 산하 약물부작용감시위험평가위원회(PRAC)에서 해당 제품 성분의 안전성을 조사·평가하도록 했다.
PRAC의 안전성 평가 대상은 삭센다의 성분인 리라글루티드와 오젬픽,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티드다. 아이슬란드에서 보고된 사례 3건 중 2건의 자살충동은 삭센다와 오젬픽을 각각 사용한 뒤였고 나머지 1건은 삭센다 사용 후 자해 충동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EMA 관계자는 "아이슬란드 의약품청에서 3건의 사례 보고와 함께 '실마리 정보'를 제기함에 따라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마리 정보(signal)란 약물과 부작용 간 새로운 인과관계나 기존에 알려진 인과관계의 새로운 측면을 제시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정보를 뜻한다.
이 두 주사제의 성분인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티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과 비슷한 효과를 내 주기적으로 주사하면 체중의 15∼20%가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형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살 빼는 주사제'로 인기를 끌었다.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티드의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두통, 설사, 변비, 복통 등 소화기계 증상 외에 우울증, 자살충동이 있다.
삭센다와 오젬픽, 위고비 등의 제품 설명서에도 이런 부작용을 언급하며 "사용 중 정신적 변화에 유의하고 기분·감정·행동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경우 곧바로 의료진과 상의하라"고 돼 있다.
다만 '자살 행동'은 부작용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이와 관련,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있으며 EMA의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BBC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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