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수단 군벌 간의 무력 분쟁이 부족 간 살육극으로 비화한 것으로 알려진 서다르푸르주에서 87구의 시신이 한곳에 매장된 것이 확인돼 '집단학살' 의혹이 커지고 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수단 서다르푸르 주에서 최소 87구의 시신이 암매장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암매장된 시신 중에는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마살리트족이 포함되어 있다고 인권사무소는 전했다.
성명은 이어 "현지 주민은 주도 엘 주네에나의 소도시 인근 공터에서 지난달 20∼21일 여성과 아동 등의 시신을 강제로 묻어야 했다"며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책임이 있다는 믿을만한 정보가 있다"고 덧붙였다.
카미스 압달라 아바카르 서다르푸르 주지사 피살 이후 이어진 RSF와 아랍계 민병대의 폭력 사태 와중에 치료받지 못해 죽은 사람들도 암매장됐다는 게 인권사무소 측의 설명이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 대표는 "민간인 살해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 그리고 사망자 및 그 가족과 공동체가 냉혹하고 무례하게 취급된 것은 끔찍하다"면서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신속지원군은 지난 4월 15일 무력 분쟁에 돌입했다.
양대 군벌은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지만, 민정이양 이후 조직 통합과 통합 조직의 지휘권을 두고 권력 투쟁을 벌이면서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나라인 수단을 유혈 사태로 몰고 갔다.
석 달간의 분쟁으로 지금까지 3천여명이 사망했고 6천여명이 부상했으며 300만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부터는 RSF와 결탁한 아랍계 민병대들이 비아랍계 부족을 닥치는 대로 학살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사진=REUTERS 연합)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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