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0만명에 폭염 경고…美 '열돔' 확산

입력 2023-07-15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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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지역에서 몇 주째 이어지는 폭염이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까지 확산해 이번 주말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기상청(NWS)은 14일(현지시간) 단기 예보에서 "위험한 폭염이 서부 해안에서 (텍사스∼플로리다를 끼고 있는) 걸프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오늘 오전 기준으로 최소 9천300만명이 폭염 경보와 주의보 아래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주말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고, 서부 해안과 남서부 대부분 지역이 타는 듯한 더위에 휩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기상청은 남서부 상공의 고기압이 주말 내내 강하게 유지되면서 기록적인 고온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강한 고기압은 고온의 공기 덩어리를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을 일으킨다.

토요일인 15일 낮 최고 기온은 캘리포니아주 내륙 그레이트 밸리 지역에서 사막 남서부에 걸쳐 화씨 105∼115도(섭씨 41∼46도) 사이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또 캘리포니아주 남부와 네바다주 남부, 애리조나주 남부의 일부 사막 지역에서는 최고 기온이 화씨 120도(섭씨 49도)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일요일인 16일 화씨 128도(섭씨 53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에서는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진다. 특히 습도가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체감 열지수는 평균 화씨 100∼110도(섭씨 38∼43도) 수준이 계속될 전망이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최저 기온이 8일째 화씨 90도(섭씨 32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역대 최장기간 열대야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화씨 110도(섭씨 43도)를 넘는 날이 1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피닉스가 있는 매리코파 카운티 보건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12명이 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온열 질환 관련성이 의심되는 55건에 대해서는 사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극심한 폭염은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미 서남부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이 다소 누그러진 뒤에도 예년 평균보다 높은 기온이 오는 2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의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 박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 폭염에 대해 "하루나 이틀의 짧은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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