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해저광물 시험채굴 후 주변 생물 급감"

입력 2023-07-15 06:19  


해저의 망간과 코발트 등 광물이 차세대 중요 자원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바다 밑바닥에서 광물을 시험 채굴한 후 주변 해양 생물 수가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일본 지질학회·국립산업과학기술원(AIST) 해저생태학자 트래비스 워시번 박사팀은 15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2020년 실시된 심해 코발트 채굴 시험 후 채굴 지역과 주변 생물을 추적 관찰한 결과 어류와 새우가 43~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본은 2020년 남부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타쿠요-다이고 해저산에 채굴 장치를 투입, 2시간에 걸쳐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금속인 코발트가 많이 함유된 광물을 시험 채굴했다.

연구팀은 해저 광물 시험 채굴이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채굴 한 달 전과 한 달 후, 13개월 후 등 세 차례에 걸쳐 채굴 지역과 주변을 방문, 원격 조종 해저 장비를 이용해 어류와 새우 등 생물의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바다 바닥에서 광물 채굴작업을 하면 그 지역에서는 해양 동물이 살기 힘들어질 뿐 아니라 채굴과정에서 발생한 진흙 등 침전물이 퍼지면서 주변 해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험 채굴 1년 후 조사에서 채굴로 발생한 진흙 등 침전물의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에 서식하는 1㎝ 이상 어류와 새우의 밀도가 채굴 전보다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접 영향을 받는 곳 외에 주변 지역에서도 어류와 새우 밀도가 56%가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해저광물 채굴 지역과 주변의 어류 개체수가 감소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시험 채굴 과정에서 서식하는 어류의 먹이원들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호나 해면 같은 이동성이 떨어지는 해양 동물에는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이 결과는 2시간 동안 진행된 시험 채굴 후 나타난 현상일 뿐이라면서 장기간 채굴이 진행되면 산호와 해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시번 박사는 "시험 채굴 규모가 매우 작기 때문에 주변 생태계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하지만 채굴 기계가 발생시킨 침전물 기둥이 수백m를 이동했을 뿐인데 실제로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심해 채굴의 영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그 영향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연구를 더 여러 번 하면서 더 넓은 범위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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