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이 4년 전 저금리 시기에 홍콩의 한 랜드마크 오피스빌딩에 빌려준 2천8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대부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8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80∼100%를 상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 5% 수익을 원한 법인 등 투자자들은 90% 안팎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투자자들은 2019년 6월 중순위(메자닌)로 해당 빌딩에 당시 환율 기준 2천800억원을 대출해줬다.
미래에셋증권은 2천500억원어치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기관들에 판매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자체 자금으로 200억∼400억원씩을 투자했다. 한국은행 노동조합, 우리은행 초고액 자산가들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운용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맡았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보증을 선 홍콩 억만장자가 파산하고, 빌딩 가격이 급락하자 선순위 대출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가 권리를 행사해 빌딩을 매각, 원금을 회수하는 바람에 중순위 등 나머지 투자자들은 지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에 처한 것이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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