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중 하나인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가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고 대안학교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도 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민사고는 교육청에 대안학교 전환 의사를 밝히고 지정 절차를 문의했다.
민사고는 최명재 전 파스퇴르유업 회장(현 민족사관학원 이사장)이 1996년 설립한 영재교육학교로 2010년 자립형사립고등학교 시범 운영학교로 지정된 뒤, 2010년 6월 30일 자사고로 전환됐다.
10년 넘게 국내 최고 자사고로 명성을 떨친 민사고가 대안학교로 전환하려는 까닭은 정치권의 영향으로 몇차례 학교 존립이 흔들린 경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만위 교장은 이날 "시행령에 따라 학교 정체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정권이 바뀌면 일반고로 다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차라리 대안학교로 전환해 정치로부터 학교를 지키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교육부나 교육청으로부터 전환 가능 여부를 확답받지 못했다"면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구성원 설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덧붙였다.
민사고는 2019년 문재인 정부가 2025년 3월부터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하자 민사고는 "자사고 죽이기는 정치적 처사"라고 비판하며 폐교까지 검토했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자사고 존치시키는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민사고는 "교육이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굳게 서기 위해서는 자율성을 우선해야 한다"며 대안학교 전환을 내부적으로 추진했다.
전국단위 학생 선발권과 수업 구성의 자율성을 확보해 현재 진행하는 교과교실제 등 민사고 만의 교육을 이어갈 방침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민사고가 대안학교 전환을 원하고 있지만, 전국에 전례가 없어 도 교육청이 교육부에 적법한 절차와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교육부 의견에 따라 교육청 안팎의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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