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크림대교 폭파' 맞보복 교전 격화

입력 2023-07-1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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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대교가 공격당한 뒤 러시아가 이틀 연속 보복 공습을 가하고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하는 등 양측의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이틀 연속으로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군 남부작전사령부는 이 공격으로 오데사 지역에서 최소 12명의 민간인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세르히 브라추크 오데사 군정 대변인은 이날 "지옥과 같은 밤이었다"며 "공습이 매우 강력하고 규모가 거대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날 밤 전국적으로 공습경보가 발령됐고, 수도 키이우에서도 드론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키이우 당국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지난밤 오데사 지역에서 63기의 목표물 중 자폭 드론 23기와 순항 미사일 14기 등 37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2명이 숨지고 차량용 교량 일부가 붕괴한 사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고 지난 18일 오데사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지역에 대대적 보복 공습을 가했다.

오데사는 지난해 7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튀르키예, 유엔과 체결한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 곡물이 해상으로 수출되는 핵심 항만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대규모 공습을 받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의도적으로 곡물협정 관련 시설을 목표로 삼았다"며 "모든 러시아의 미사일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정상적이고 안전한 삶을 원하는 세계 모든 이들에 대한 타격"이라고 비난했다.

반대로 이날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의 키로브스케 지역 군사 훈련장에서는 대형 폭발에 이은 화재가 발생해 2천여 명의 주민이 대피하고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됐다.

러시아 보안당국과 밀접한 텔레그램 채널들은 우크라이나의 야간 공습으로 인해 탄약고가 폭발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사건 직후 공습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성명에서 "크림반도에 대한 작전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며 "적이 피해 정도와 사상자 규모를 은폐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상대로 한 공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자국과 관련성을 인정하더라도 사건 후 장시간이 지난 뒤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보인 태도 변화를 볼 때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의 보복 공습에 맞서 크림반도 등 전선 후방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7일 크림대교 폭발 사건 직후 보복 방침을 천명한 바 있어 양국의 맞보복이 한동안 계속될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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