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새 주인 찾기 본격화…"결국 영구채가 관건" [마켓플러스]

조연 기자

입력 2023-07-21 12:04   수정 2023-07-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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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내 최대 선사인 HMM 경영권 매각 절차가 본격적으로 개시됐습니다.
    오늘 마켓플러스, 증권부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조 기자, 이달 중 공고가 나올 것이란 예상했었는데 드디어 나왔습니다. 일단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전날(20일)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공고를 냈습니다.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며, 다음달 21일 오후 5시까지 예비입찰제한서를 받습니다. 이후 2단계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올해 안에 주식매매계약체결이 목표입니다.

    매각 지분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보통주 약 1억9900만주에, 영구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BW) 등 주식으로 전환할 2억주를 합쳐 총 3억9900만주입니다. 영구채를 포함한 희석기준 지분율은 약 38.9%입니다.

    영구전환사채 처리는 HMM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요. 총 2조7천억원에 달합니다. 이 중 당장 10월에 콜옵션 시점이 오는 1조원 규모의 영구 CB·BW를 주식전환하기로 한겁니다.

    주식전환으로 인한 구주의 지분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두 기관의 구주 지분가치가 약 40%에서 29%로 떨어지고 새롭게 발행된 주식 포함하면 최대 58%까지 지분이 늘어나는데, 이 중 39%를 매각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한편, 경영권 매각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HMM은 외국인 매수세가 거센데요. 어제(20일)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었고, 7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2> '빠른 매각'을 외쳤던 산은이 결국 영구채 주식전환을 하기로 했군요. 영구채 주식전환까지 감안하면 매각 규모가 상당한데요.

    <기자>
    맞습니다. 영구채 처리 방법으로 매각 금액이 크게 차이나니까요. 여기에 기존 주주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불가피한데요.

    산은 입장에서는 영구채 전환을 하지 않으면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결국 주식 전환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사실 여기서 얻는 시세차익도 대략 2조8천억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 규모가 5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가 8~9조원대로 더 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증권가에서는 전환사채 행사를 두고 이번 매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요. 삼성증권의 김영호 연구원은 "인수자 입장에서 5조원 이상을 들여 40% 이하 지분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며 몸값이 비싸다는 진단을 내렸고, 메리츠증권의 배기연 연구원은 최근 SM그룹이 최대 4조5000억원에 인수 의사를 밝힌 점을 주목하며, 전환사채 행사에도 인수자를 충분히 찾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앵커 3> 최근 해운업황을 보면 해상 운임료는 떨어지는 추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HMM이 매력적인 이유는 뭡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해상운임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떨어지고 있고, 반대로 선박 연료유는 오르는 추세여서 해운업황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요.

    하지만 HMM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바로 넉넉한 현금성 곳간입니다. 지난해 코로나 물동량이 한번에 풀리면서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었죠. 매출이 18조5천억원, 영업이익 9조9천억원, 영업이익률은 50%를 넘겼고, 당기순이익 10조원을 기록했었죠.

    지난해 HMM의 전체 현금 자산은 4조9802억원으로 집계됐고, 올 1분기 기준으로도 HMM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자산은 2조3870억원에 달합니다. 이처럼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신용평가도 상향조정 BBB+에서 A-로 상향조정된 바 있고요.


    <앵커 4>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곳은 어디가 있습니까?

    <기자>
    SM그룹의 우오현 회장이 최근 직접 인터뷰에 나서며 HMM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죠. 다만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이란 단서를 달았는데, CEO가 직접 의지를 표명한만큼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 외에도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CJ그룹 등이 거론되는데요.

    특히 현대차그룹에 시선이 쏠립니다. 자금력에서 현대차그룹만한 후보군이 없고, 또 현대글로비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되기 때문이죠.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운반선, 벌크선 사업이 주력인데, HMM을 인수하면 세계 8위의 컨테이너선을 확보하는 만큼 글로벌 탑 물류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HMM 매각과 관련해 "시장가격으로 신속 매각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을 것"이라면서도 "HMM이 정상기업이 됐기 때문에, 전체 해운 사업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국가경제적 중요성을 감안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능력을 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죠. 마켓플러스, 증권부 조연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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