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분들은 거르세요"…한국서 맥 못 추는 영화

입력 2023-07-31 11:03   수정 2023-07-31 11:07

북미서 초대박 났지만 韓 관객 수 43만여명 그쳐
남녀 간 설전에 '평점 테러'도

북미에서 크게 흥행중인 영화 '바비'가 한국에서는 유독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31일 영화 수입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바비'는 개봉 8일째인 지난 28일(현지시간)까지 북미에서 총 2억8천700만달러(3천67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영화는 개봉 첫날인 21일에만 7천50만달러(약 909억원)를 벌어들여 '흥행 대박'의 신호탄을 쐈다. 개봉 첫 주 사흘간 수익은 1억6천200만달러(약 2천70억원)로, 올해 북미 전체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썼다.

반면 한국에서 '바비'는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바비'는 전날 국내에서 2만7천여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43만2천여명이 됐다.

류승완 감독 신작 '밀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액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미션 임파서블 7), 애니메이션 '명탐정코난: 흑철의 어영' 등에 밀려 박스오피스 5위에 머물렀다.

'바비'는 개봉일인 지난 19일 6만여 명을 동원해 3위로 출발했으나 개봉 후 첫 주말 하루 5만명대를 모으는 데 그쳐 4위로 내려앉았다.

'바비'가 한국 흥행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로는 페미니즘 유머에 대한 시각 차이가 꼽힌다. 북미 관객이 블랙 코미디로 웃어넘길 만한 관련 유머가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비'는 인형들만의 세계인 '바비랜드'를 떠난 바비(마고 로비 분)가 인간 세상으로 나오며 겪는 일을 그린 작품으로, 남성 중심 사회와 성차별에 대한 풍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바비의 남자친구 켄(라이언 고슬링)이 가부장제에 심취해 돌변하는 모습, 바비들이 켄들의 맨스플레인(남자들이 여자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행위) 욕구를 자극하는 모습 등 남성을 희화화한 장면이 많다.

이 때문에 '바비' 관객층이 20·30대 여성으로 제한돼 대대적인 흥행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바비'를 관람한 사람 중 여성은 81%였고, 연령별로는 20대가 48%, 30대가 28%를 차지했다.

비슷한 시기 개봉해 350만 관객을 돌파한 '미션 임파서블 7'의 관객 성비가 50대50으로 동일하고, 연령별로도 20대부터 50대까지 각각 20%대로 고루 분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바비' 개봉 후 온라인에서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두고 남녀 간 설전이 오가고, 평점 테러가 이어지기도 했다.

네이버 영화 평점에서 남성은 평균 6.04점을, 여성은 9.30점을 매겼다. 남성 평점은 한때 5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댓글 역시 "페미 사상 교육 영화 같다. 남자들은 이 영화를 걸러라", "베이직한 페미니즘 영화. 여자라면 꼭 봐야 할 영화" 등으로 남녀 관객 반응이 첨예하게 갈린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관객 평점이 영화 선택에 끼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라며 "'바비'가 (일부 관객의 1점 주기로) 예상보다 낮은 평점을 기록해 관람을 접은 관객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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