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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너진 트럭 업체 ‘옐로우’...미국 운송 업계 분석은?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3-08-08 08:19   수정 2023-08-0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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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렌버핏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습니다. “썰물이 되면 비로소 누가 맨몸으로 수영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있다.” 1990년대 말 정보기술(IT) 주식 거품 몰락과 함께 부실 기업들의 민낯이 드러나는 상황을 빗댄 표현이었습니다.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기가 끝나고 이제 비슷한 썰물의 시기가 왔는데요. 오늘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트럭 업체인 옐로
    우가 파산 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99년이나 유지됐던 트럭 업체인 옐로우는 어떤 회사였을까요. 옐로는 1924년 택시와 버스를 운행하며 사업을 시작한 뒤 장거리 운송업체로 사업을 확장했고, 경쟁사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웁니다. 2003년엔 소형트럭화물(LTL) 회사인 ‘로드웨이’를, 2005년엔 또다른 경쟁 업체인 USF를 13억7000만 달러에 인수하는데요.
    옐로우가 고객사로 삼고 있던 기업들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름들이. 많습니다. 월마트와 홈디포 같은 대형 소매업체들과, 제조업체들 그리고 우버의 B2B 화물 운송 서비스인 우버 프레이트 같은 기업들이 있습니다. 옐로우가 경쟁사보다 낮은 요금으로 전국 배송을 진행한 것이 강점이었는데요.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최대 고객사였던 월마트와의 사업이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약 50%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하게 됩니다.

    한편 최근 고용 지표를 분석하면서도 짚어본 내용이죠. 코로나 초 중반 시기 집콕을 하면서 사람들이 물건을 주문하는 등 상품 위주로 일어나던 소비가 이제는 항공권이나 다른 서비스를 향하고 있습니다. 트럭 사용이 필요 없는 서비스 말이죠. 업계에서 2021년과 2022년 사이 소형 화물 운송량은 17%정도 줄었습니다. 트럭 운송 수요가 높았을 땐 수익성이 있었지만, 이 산업이 둔화하는 상황 속에서는 회사가 버틸 수 없게 된 건데요,
    이렇게 최근 운송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노조와 임금 협상을 하지 못하는 등 경영 상황이 나빠졌으며, 이외에도 금리상승과 연료비 상승의 상황 속에서 운송료는 오르지 못하면서 부채 더미에 앉게 됩니다.

    이번 파산으로 직장을 잃게 될 3만 여명의 노동자들과 운송회사 이용 고객 뿐 아니라 세금을 내는 일반 미국인들에게도 영향이 갈수 있다고 하는데요.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 하의 미국 재무부는 옐로우에 7억3000만 달러, 한화로 약 9,315억원의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연방 정부는 대출 대가로 지분 30%를 인수했지만 회사 주가에 따라 손실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인데요.


    올해 3월 말까지 옐로우의 미결제 부채는 연방 정부에 대한 약 7억 3000만 달러를 포함해 15억 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원금도 걱정인데요. 호킨스 CEO는 회사가 정부 대출금을 전부 갚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럭과 터미널 대부분을 매각해 대출 손실을 충당할 수 있으며 법원은 회사 자산의 전부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다만 장비 판매는 본질적으로 중고 가격으로 거래되고, 지금 소위 화물 경기 침체로 가격이 더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에 타격이 적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도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사 2006년 당시 최고점을 찍었는데 주가가 40만 달러가 넘었던 것에 비하면 이후 굉장히 가치가 하락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2021년 코로나 특수에 따라 10달러 위로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이후 도로 주가가 1달러 아래로 하락하면서 휴지조각처럼 가치가 작아진 바 있습니다. 파산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최근 회사의 주가 추이는 롤러코스터를 보는 듯 싶었습니다. 일정 시기 주가가 400% 상승세를 보이기도 하는데요 다만 이날 또다시 본격적인 파산 신청 소식에 40% 내려 앉으면서 밈주식을 연상시키고 있어, 한동안 주가는 굉장히 불안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옐로우의 파산보호 신청이 단기적으로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는 있으나, 미국의 물류 공급망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옐로우가 취급하던 화물 물량이 이미 상당 부분 다른 업체로 넘어간 데다 운송업계 전반에 화물 취급 여력이 충분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40년 전 트럭 운송 산업이 미국에서 규재가 풀린 뒤 저가 경쟁사들의 유입이 시작됐는데요. 강력한 터미널 네트워크 인프라로 그나마 입지를 유지했던 노조가 있는 트럭운송업체들 세 개 중 두 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데요. 앞으로 운송 산업에는 어떤 지형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또, 여러 조사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 시기의 책임을 물으며 , 정치적인 이슈도 점화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전가은 외신캐스터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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