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량 회복에 주담대 6兆 급증
은행 가계대출 잔액 1068兆…사상 최대
당국 “선제적 가계대출 대응책 마련”
은행권 가계대출이 1년 10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택 구입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최근 금리가 반등하고 있음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부채발(發) 경제위기가 불거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월 말 기준 1068조원이다.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가계빚 증가세도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4월(2조3000억원·전월 대비), 5월(4조2000억원), 6월(5조8000억원), 7월(6조원) 등 증가 폭이 커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7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가계부채가 점차 불어나는 것은 전체 가계빚의 80%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7월 은행 주담대는 한 달간 6조원가량 늘었다. 은행 주담대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6월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반등했는데, 거래량 증가는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은행 주담대 증가로 이어진다”며 “8월 이후에도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 폭은 크게 둔화했다. 7월 한 달간 100억원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 계절적으로 8월에는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며 "8월에 기타대출도 증가세로 전환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역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업권별 가계대출 증가세를 밀착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 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