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 손보겠다"…이정식 장관 "낡은 규제, 원점서 고민" [플러스초대석]

이민재 기자

입력 2023-08-11 17:32   수정 2023-08-1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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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명 시범 예정
    고용허가제 제도 개편…"개선안 마련"
    최저임금 사회적 갈등 확산 기제 우려
    안전 돈보다 중요…SPC 사고원인 규명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주문한 '킬러규제 혁신'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시장을 둘러싼 규제 혁신들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 오늘 플러스초대석은 그 중심에 계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모셨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한 2달 만에 다시 뵙는 것 같습니다. 바로 질문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이슈가 된 것부터 질문드리겠습니다. 올해 안으로 필리핀 가사근로자 100여명이 시범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두고 갑론을박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필요성에는 상당 부분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은데, 방식을 두고는 이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 어떻게 추진되는 겁니까?


    <이정식 장관>

    가사 근로자는 당당한 직업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가사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가사 근로자법이 만들어지면서 이분들도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법의 보호를 받고 공식 시장으로 이제 직업으로 된 것입니다.

    정부는 그들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재 가사노동 시장 현황을 보면 최근 5년 사이에 공급은 줄었는데 수요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연령이 50대 이상, 92% 차지합니다.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월 300~500만원의 시장 가격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가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우리 맞벌이 부부들에게 굉장히 부담이 됩니다. 이런 부분들이 저희가 고민입니다.

    해외에서도 이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가사 근로자를 쓰고 있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같은 나라는 직접 이용자들이 가사 근로자를 채용합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민간 인증을 받은 민간 서비스 기관이 채용을 해서 공급을 합니다. 그에 비해서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은 오페어(Au Pair)라고 해서 호스트 가정에 들어가서 언어, 문화를 배우면서 가사를 분담합니다. 이런 나라 사례와 우리나라 수급 실태를 감안할 것입니다. 현재 제도 하에 시범적으로 외국 근로자 쓰려 합니다.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 서비스 제공 기관에서 채용을 하고 그렇게 되면 근로 기준법, 최저임금법 적용을 다 받는 겁니다. 그것을 이제 이용자들이 인증 기관과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면 출퇴근형으로 가사 노동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서울시와 100명 정도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도 문제입니다. 신원 검증을 철저히 하고 자격증을 검사해서 결과를 토대로, 서비스 질에 대한 만족도 조사나 수급 실태 해외 사례에 감안해서 본격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할 것인지 저희들이 대안을 강구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이번 논란 과정에서 많이 제기됐지만 부모가 아이를 살필 수 있는 것이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그래서 일과 육아 등을 개선해서 그런 쪽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가사 노동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하나의 대안이나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앵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외국인력의 효율적 활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도입한지 20년 가까이 되는 고용허가제가 조금 바뀔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목소리가 들립니다. 특히 공단 같은 곳에서 사업하시는 사장님들 얘기 들어보면 한계에 온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정식 장관>

    내년이면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20년이 됩니다.

    지금까지 상당히 기여를 많이 했습니다.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다 볼 수 있습니다. 20년 간 약 90만 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을 했습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고용허가제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들이 있는데 OECD, UN, 세계은행 등에서 한국 고용허가제가 대단히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공정하게 합법적으로 투명하게 한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도 벤치마킹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나다 보니까 인구 구조도 바뀌고, 산업 구조도 바뀌고, 사회 경제 환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게 잘 맞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당초에는 저희가 다섯가지 원칙을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는데 제시를 했습니다. 하나가 이제 보충성의 원칙입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와서 국내 노동자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면 안됩니다. 부족한 부분은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합니다.

    그 다음에 단기 순환, 이게 정지하게 되면 곤란합니다. 일정 기간 고용하고 다시 출국했다가 조건이 맞으면 들어오는 이런 형식으로 합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느냐 하면 외국인 노동자 입장에서는 불법 체류, 인권 유린, 인권 침해 등 문제가 발생합니다. 숙련도도 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기업들 입장에서 봤을 때, 우리 산업이나 그 다음에 조선업 같은 이른바 3D업종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작년에 저희가 고용허가제를 전면 개편해서 획기적으로 쿼터를 늘려서 11만명을 역사상 가장 확대했음에도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희가 두차례 개편안을 냈습니다. 작년 12월, 올해 7월 개편방안을 발표하여 상·하차 직종으로 E-9 업종을 확대하고 사업장 변경제도 합리화 등을 진행했습니다. 관리 체계 개편 등 여러가지 지금도 준비 중인 게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도 변화된 사회 환경에 맞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장기 체류를 유도해서 양적인 면 뿐 아니라 질적인 면도 향상 시키는 것 등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고용허가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생각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최저임금 문제도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최저임금이 얼마가 적당한지 이런 문제는 뒤로 하고, 모두가 공통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꼽는게 있습니다. 바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장관님꼐서는 지금의 최저임금제도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정식 장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되는 과정들 국민들이 지켜봤습니다. 35년간, 지난 1988년 처음으로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이후에 한번도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매년 국민들 보는 것은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서 분석을 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토대로 해서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년 때만 되면 노사가 힘 겨루기를 하고 주고받기 식으로 합니다. 갈등을 증폭시킵니다. 그래서 이것은 안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제도 개편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 어느때 보다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봅니다. 그 방향성은 공정해야 합니다. 합리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합니다.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되면 이제 국민들이 수용 가능성이 있다 생각할 텐데, 이런 방향에서 개선을 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다 들여다보는데 결정 방식, 대개 세 가지 방식이 구체적으로 통용됩니다. 국가가 직접 하는 경우, 국회가 하는 경우, 우리처럼 위원회가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위원회 구성원들이 제대로 최저임금을 받거나 최저임금을 주는 사업주와 노동자들이 대변하는 것이냐 생각해봐야 하고, 이것도 손봐야 하는 것입니다. 결정 기준, 결정 방식, 그 다음에 경영계가 이야기하는 업종별 구분 여부도 이제는 원점에서 한번 고민을 해봐야 됩니다. 35년 전과 경제, 사회 여건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수준도 OECD 기준으로 봤을 때는 우리가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앵커>

    이번에는 조금 안타까운 질문 드리겠습니다. 최근 SPC 샤니 공장에서 근로자 한 분이 끼임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특히 SPC 같은 경우는 이런 비슷한 인명사고가 계속 반복되고 있어서, 분명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장관님께서는 앞으로 이런 반복되는 산업 재해 문제, 어떻게 풀어가실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이정식 장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8일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사실은 안전은 돈보다 중요하다 라는 생각들을 노사는 물론이고 우리 국민 모두가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안전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사람도, 돈도 모든 것을 다 잃는다 이런 생각 가져야 합니다. 지금 저희들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엄정하게 수사하고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입니다.

    사건을 인지해서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에 위반 사항이 있는지 수사에 착수했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입니다.

    오늘 특히 중요한 것이 이제 위험성 평가입니다. 위험하면 일을 시키지 않아야 하고 일을 하지 말아야 됩니다. 법적으로 그런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위험성 평가 점검을 해서 평가를 제대로 한 것인지, 노동자들의 참여 하에 위험 요인들을 감안해서 했는지 등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샤니 성남 공장 뿐 아니라, 대구 공장 등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기획 감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앵커>

    대통령의 적극적인 주문 속에 정부가 킬레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산업안전 규제’입니다.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아주 중요하지만, 한편에서는 실제로 효과는 없고 기업들한테 애로사항만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정식 장관>

    한마디로 현재 산업안전 규제에 대해서 특징을 이야기를 하라고 하면 낡았다는 것입니다. 한 30년 전에 만들어진 체제입니다. 그 다음에 규정이 너무 세세하고 방대합니다. 1,200개가 넘는 여러 규정이 있습니다. 너무 방대하고 복잡합니다. 지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예방을 하는 것이 취지인데 예방은 안 하고 서류 작업에 급급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스스로 위험한 요인을 발굴하고 제거하는 그런 역량이 향상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능력도 저해합니다. 산업 현장에서 현실에 맞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 제도의 취지에 맞게 실효성 있게 산업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규정들을 간소화하고 낡은 것은 현행화할 것입니다.

    핵심은 노사가 참여하고 협력해서 위험한 상황이 있으면 일을 안 할 수 있는, 위험성 평가를 한 다음에 위험 요인을 제거한 다음에 일을 할 수 있는 이런 쪽으로 가야 합니다. 이것이 작년 연말에 만든 중대재해감축 로드맵에 기초합니다. 이것은 글로벌 트렌드고 스탠다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선진국도 이런 식으로 갔기 때문에 중대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장관님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플러스초대석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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