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평당 1천만원 시대…서울 아파트 씨 마른다

방서후 기자

입력 2023-08-17 17:53   수정 2023-08-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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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이슈플러스 시간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눌 건가요?

    <기자>

    네. 오늘은 치솟는 공사비로 갈등을 겪는 서울 정비사업장 현황과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짚어보려 합니다.

    <앵커>

    정비사업하면 재개발이나 재건축 현장을 말하는 거잖아요?

    공사비가 얼마나 올랐기에 갈등을 빚는 겁니까?

    <기자>

    우선 지난 8일 서울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대의원회를 열고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홍제3구역 재건축 사업은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를 지하 6층~지상 최고 25층 규모의 아파트 11개동 634가구로 다시 짓는 사업이고, 시공사는 현대건설입니다.

    조합은 지난 2020년 현대건설과 3.3㎡당 공사비 512만원에 시공 계약을 맺었는데요.

    하지만 현대건설이 지난해 687만원, 올해는 약 900만원으로 연달아 증액을 요구하면서 조합이 반기를 든 겁니다.

    조합은 다음달 정기총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고,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아현2구역 역시 당초 3.3㎡당 490만원에 시공 계약을 맺었던 시공단(삼성물산·DL이앤씨)이 859만원으로 증액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조합은 지난주 설명회를 열고 시공단에게 공사비 관련 설명을 요청했지만 시공단이 참석하지 않아 취소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공사비 관련 협상이 원활하지 않던 조합 측은 시공단의 설명회 불참을 계기로 시공사 교체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공사비가 거의 80% 가까이 오른 건데.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분야 물가지수인 건설공사비지수(주거용 건물)는 지난 6월 151.41(잠정)로 전년 동월 147.51 대비 4p 가까이 올랐습니다.

    2년 전인 2021년 4월 132.08 대비로는 20p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이렇게 공사비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다보니 올해 들어 아예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한 조합들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부산시민공원 촉진2-1구역(GS건설), 경기도 양주 삼숭지역주택조합(현대건설), 경기 성남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부산 동구 초량2구역(호반건설, 해지 예정)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가운데 촉진2-1구역의 경우 서울이 아님에도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가 3.3㎡당 987만2천원으로 1천만원에 육박하면서 사실상 공사비 평당 1천만원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조합 입장에서는 사업이 늦어지는 걸 감수하면서까지 시공 계약을 해지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되면 새 아파트 분양도 밀릴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정비사업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올해 재건축 재개발 분양이 12만6천가구로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릴 예정이었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정비사업 물량이 신규 분양의 90%에 달할 만큼 대부분의 공급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늦어지면 당연히 일반분양도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이 끊긴다는 뜻이죠.

    서울 아파트 착공 실적이 실제로 감소하고 있는 점만 봐도 향후 공급 부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서울 아파트 건설 착공 건수는 1만6,525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2만5,164건) 65.7% 감소했습니다.

    공사가 늦어지면서 입주 물량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인데요.

    부동산R114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7,488가구로 올해 3만3,292가구에 비해 77.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이래 25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입니다.

    <앵커>

    앞으로 집값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궁금합니다.

    <기자>

    주택 물량 부족은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착공과 인허가 물량이 줄어드는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향후 수년 간 공급 부족 이슈가 나올 수 있고,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과 재개발 관련 규제를 풀긴 했지만, 아예 새로 짓는 것이 아닌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지어야 하는 만큼 주택 공급과 그로 인한 집값 안정 효과가 절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주택 철거부터 입주까지 4년에서 5년이 소요되고, 이 기간 동안 이주 수요 증가로 전세가격 폭등이 불가피한데요. 전세 가격이 오르면 인근 지역의 집값도 뛸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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